언론보도

제목 [보도] 전시리뷰 "보이지 않는 고공 크레인" (퍼블릭아트 2011년4월호, 통권55)

2011 4월 18 - 15:58 익명 사용자

     
보이지 않는 고공 크레인
바늘 하나 들어갈 틈_비정규직 사회에 대한 긴급보고서 전 2.24~4.17 space99

2011년의 대한민국은 사람들을 경쟁에 붙여 하나 둘 씩 아래로 툭툭 떨어뜨리는 것을 악취미로 삼는 이상한 나라다. 도심 한복판에 치솟은 노란색 고공 크레인과 가로로 세로로 쉴 새 없이 질주하는 오토바이들이 쉴 새 없이 작동하며 지상과 지하 공간을 가득 채운다. 그 안에서 자본의 속도와 신호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들은 주인공일까 조연일까, 아니면 나 또는 타자일까.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이 숨 막히는 내일을 향해 우리는 오늘 움직이고 내일도 또 움직여야 한다.
<바늘 하나 들어갈 틈>전에서 우리는 하나같이 어디론가 움직이는 사람들과 그 배경을 만난다. 작품이 재현하거나 불러내는 인물들은 모두 노동이라는 이름의 반복된 움직임을 보여준다. ‘비정규직 사회에 대한 긴급 보고서’라는 전시 부제를 알지 못하고 전시장에 들어선다 하더라도 이 기획전이 밝은 내일이 아닌 정면으로 마주보기 힘든 오늘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 막막한 현실의 바닥을 건드린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전시 기획자와 여기 참여한 작가들은 모두 이 현실의 바닥을 직접 두드리면서 “암묵적 거리두기”(기획자 스페이스 99 큐레이터 신성란의 전시 서문)의 대화 방식을 가차 없이 내던진다.
그래서 전시장의 작업들은 2011년 비정규직 노동의 틈새 안으로 ‘직접’ 들어간다. ‘비정규직’이라는 하나의 단어에 포섭되지 않는 막다른 노동 현장의 곳곳에 발을 들여놓은 작가들은 관찰과 체험, 그리고 대화를 기반 삼아 비정규직을 대하는 사회의 시각 자체를 전시장 안에 다각도로 펼쳐놓는다. 안보영의 영상 작업 은 청소 노동자들의 반복 움직임을 카메라로 치장 없이 따른다. 건물의 긴 복도에서 고개를 숙인 채 무표정하게 청소도구를 통해 자신의 움직임을 결정짓는 노동자의 모습은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볼 수 없는, 또 다른 청소 노동자의 시공간이다. 그런가하면 임흥순의 영상 작업 <막다른 길-노동자>와 일련의 사진 작업들은 노동자의 과거와 꿈, 그 시작과 끝을 쫓아간다. 사진 80컷이 슬라이드 프로젝션으로 넘어가는 작품 <막다른 길-노동자>는 한진중공업 노동자의 활기찬 이미지가 연속되지만 한진중공업 농성의 한 노동자를 떠올릴 때 그 슬라이드 이미지들은 정확하게 반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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