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제목 [도심, 문화공간을 꿈꾸다] ④이런 '문화도시' 꿈꾼다 (매일신문)
2008 2월 14 - 10:59 익명 사용자

[도심, 문화공간을 꿈꾸다] ④이런 '문화도시' 꿈꾼다 "무엇보다 어떻게"…수요자 시민이 중심에

도심, 문화공간을 꿈꾸다 (4)이런 '문화도시' 꿈꾼다 21세기의 화두는 ‘문화(文化)’이다. 그리고 이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문화공간’은 모든 도시의 필수 요소이다. 지난 10월 21일부터 1주일 동안 계속된 국내외 취재 방문지 11곳도 문화가 생산되고 향유되는 곳이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전국적인 ‘문화도시’ 만들기 열풍에 빠져 있다. 대구도 예외는 아니다. 시에서는 대구를 ‘문화예술의 도시’로 만들기 위한 문화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자면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대구를 문화예술의 ‘명품도시’로 바꾸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내년 3월 지역 문화예술진흥정책 입안과 결정·집행은 물론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문화예술 행사 등을 총괄하는 가칭 대구문화재단 설립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소공연장과 미술관·도서관·기념관 등을 갖춘 대구문화창작교류센터가 중구에 들어설 예정으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1천500여 객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극장 건립 사업도 내년부터 본격 추진된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이나 대덕문화전당 공연장의 노후 시설을 교체하는 데에도 예산이 지원될 예정이다. 이는 모두 수백억~수천억 원을 쏟아붓는 대규모 사업이다. 그러나 도심 속 문화공간이 이렇게 큰 돈을 들여서만 생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뜻있는 몇 사람의 정성과 노력으로도 ‘작지만 알찬 문화공간’으로 태어난 사례가 우리나라에도 얼마든지 많다. ◆공장터가 거주형 예술단지로 부산의 사하구 다대동 신평공단 내에는 7일 아주 색다른 예술공간인 ‘아트팩토리 숨’이 탄생했다. 신평공단 내의 서봉리사이클이란 재활용업체가 선뜻 내준 빈 공장을 작가들의 공간으로 바꾼 곳이다. 지난 9월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 지원사업에 선정된 뒤 서봉 측의 2천500만 원(임대료)과 국고 2천500만 원으로 공장을 리모델링했다. 공단 한가운데에, 고철이 산더미처럼 쌓인 속에 들어선 이곳은 건물에 들어간 자재들도 여기저기서 쓰다 버린 것들을 활용해 화제를 모았다. 이곳은 특히 그동안 미술 분야에서만 이뤄지던 레지던스(residence) 프로그램을 음악과 영상, 문예창작 문화기획 등으로 확대한 ‘다원예술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매우 독특한 면을 지니고 있다. 각 작가들이 돌아가면서 자신의 전공 분야를 다른 입주작가에게 강의해야 하는 것도 재미있다. 이렇게 하면 차재근 대표의 말대로 '새로운 문화의 영역이 창출'될지도 모를 일이다. 선정된 작가들은 최대 2년 동안 이곳에 머무르면서 전기료와 수도료 정도를 공동 부담하면 된다. ◆재래시장이 문화공간으로 전북 전주의 남부시장에 가면 ‘하늘 정원’이 있다. 전주청소년문화예술교육단(대표 김병수)이 진행하는 청소년 여름캠프 ‘하늘 정원 만들기’ 사업으로 일궈낸 것으로 남부시장의 상가 옥상을 쉼터이자 문화공간으로 바꾸어 놓았다. 전주 지역의 중고생 160여 명이 옥상공간에 대해 시장 상인들의 의견을 듣는 것부터 시작한 사업은 옥상을 오르는 입구에 진흙 부조를 만드는 것으로 이어졌다. 콘크리트 바닥에는 색색의 페인트 작업을 했다. 환기통을 비롯한 곳곳의 구조물에도 그림을 그렸다. 나무를 심고 목재로 화분을 만들어 녹색공간도 확보했다. 벤치와 탁자까지 만들어 놓은 이곳은 영락없는 ‘하늘 정원’이다. 이 프로젝트가 더욱 의미를 띠는 것은 이 과정에서 지역의 예술인들도 힘을 보탰다는 것이다. 미술인·연극인 등이 스태프로 참여했다. 지난 9월 7일 ‘하늘 정원 준공 오픈식’이 열려 새로운 문화공간의 탄생을 알렸다. 단순히 시장 기능에 집중할 뿐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공간이 ‘깜짝 변신’을 한 것이다. ◆아시아 작가를 직접 만나는 공간 충북 청주의 첨단문화산업단지(옛 제조창)에는 ‘하이브 캠프’(Hive Camp)라고 불리는 창작스튜디오가 있다. 건물 형태가 벌집(hive) 구조를 닮아 이름을 따온 곳으로 미술·영상·문학 등 장르별 예술가들이 창작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청주민예총이 지난 2005년 생활친화적 문화공간 지원사업으로 국고 지원을 받아 운영하던 복합문화체험장을 바꾼 이곳은 민간 영역에서 마련한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이다. 그러면서도 2년째 국제레지던스 프로그램을 벌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0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국제교류기금 사업에 선정돼 약 5천만 원을 지원받아 동아시아 5개국 6명의 작가가 3개월가량 참여했다. 올해도 같은 기금을 받아 5개국 8명의 작가들이 지난 8월부터 작업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2007 안덕벌거리 예술제’를 열었다. 하이브 캠프 소속 예술가들이 청주 문화의 거리 조성을 위해 지난해에 이어 연 행사로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행사를 통해 소통의 범위를 확대했다. ◆시민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 경남 마산 옛 중앙극장 맞은편에 가면 북카페 ‘시와 자작나무’가 있다. 오동동에서 5, 6년 동안 문화예술인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던 ‘시와 자작나무’가 지난 10월 13일 새롭게 문을 연 곳이다. ‘북카페’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카페 내부에는 작은 야외 정원을 꾸며 놓았다. 한쪽에는 비누공방도 자리 잡았다.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문화예술인들의 오랜 사랑방으로 자리 잡았던 ‘시와 자작나무’는 설립자 송창우 시인의 뜻에 따라 지난해 1월 문을 닫았다. 이를 아쉬워한 치과의사가 개인 재산을 털어 새로 지어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송창우 시인 외 교수나 시민단체에서도 일손을 보태면서 “우리만의 아지트로 만들지 말자.”는 다짐을 해 시민 누구나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도시 문화적 자산 그대로 이용 경남 통영의 사례는 매우 흥미롭다. 통영은 도시 전체를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통영이 가진 역사적 배경이나, 통영이 배출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도시 미관에 적극 활용해 다른 시도의 사례와도 확연히 차별되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통영시 중앙간선도로의 충무데파트~옛 성광호텔 사이 400여m에는 통영 출신의 전혁림·김형근 화백의 작품을 새긴 아트타일이 깔려 있다. 한 시민의 제안으로 시작한 이 사업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사비를 털어 아트타일 수백 장을 구입해 직접 깔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인 사업. 버스 승강장에는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과 전혁림·김형근 화백의 전신 사진을 프린팅했다. 도심 곳곳의 자투리 공간에는 소설가 박경리와 김상옥 시인의 글을 새긴 조각 작품도 설치했다. 맨홀 덮개에는 한산대첩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상징하는 거북선을 새겨 넣었다. 시민들의 높은 문화적 자존심이 공공 디자인과 효과적으로 접목된 사례이다. 21세기 ‘도심의 재생’을 논하는 시점에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 속에 얼마나 많은 문화공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배치하고 흡수시킬 것인가.’이다. 역사적·문화적 배경이 다른 영국이나 독일의 사례가 한국의 실정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도심 속 문화공간에서 숨 쉬고 행동하고 사고하는 각 지역 주민들의 모습에서 ‘문화도시 대구’가 나아가야 할 궁극적인 방향은 짐작할 수 있었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명실상부한 ‘문화도시’ 확립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지금은 수요자인 시민 중심의, 시민을 위한 공간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끝>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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