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구

번호 109
제목 2010 어린이평화책_서평7

2010 6월 9 - 12:44 익명 사용자






민통선 평화 기행
이시우 지음/ 창비
지구 전체를 놓고 보자면 한반도는 그리 큰 땅이 아니다. 그나마 반 토막이 났다. 그런데도 구석구석 어여쁜 곳이 참으로 많다. 차로 몇 시간만 달려도 산세가 제법 다르고 물빛이 새롭다. 그런 풍경을 마주하고 나면 우리는 우리 땅을 조금 더 ‘알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겉모습만 보고서 그를 안다고 말할 수 없다. 속으로 곪아가는 상처를 모른 채 그저 겉모습만 보았다고 우리 땅을 ‘안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민간인출입통제선의 땅은 더욱 그렇다. 말 그대로 출입이 통제된 땅인 데다 반백년을 백안시해온 이 땅의 반쪽과 인접해 있다. 잊었거나 혹은 낯선 땅이다. 생태계의 보고라는 정도가 그나마 실체 있는 정보에 속한다. 그러니 알지도 못할뿐더러 제대로 본 적도 없는 땅이다.
이시우의 <민통선 평화 기행>은 그런 민통선을 잘 ‘알고’ 쓴 책이다. 민통선 지역의 산하를 살뜰한 눈으로 살폈을 뿐더러, 그 속에 담긴 상처까지 올올이 보고 들었다. 한국전쟁 당시 비행기의 폭격에 그대로 터널에 산 매장 된 젊은 목숨들의 사연부터 함부로 방치된 지뢰 때문에 가족이나 혹은 신체의 일부를 잃어버린 지금의 아픔까지. 그리고 민통선으로 상징되는 분단의 역사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를 지적하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민통선 지역의 사뭇 비장한 산하를 따라 우리가 미처 알지 못 한 사연들이 하나 둘 드러난다.
우리 땅의 상처투성이 속내를 되짚어 가며 민통선을 걷는 일은 그래서, 참으로 이 땅을 ‘알아가는’ 일이다. 곱게도 비가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참담한 사연을 가만히 털어놓는 친구와 마주하는 일이다. 그런 시간을 통해서 비로소 우리는 친구가 된다. 친구가 되었으니 그 아픔을 뒷짐 지고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민통선에 드리운 전쟁의 상흔을 낱낱이 드러내는 여행길을 ‘평화기행’이라 이름붙인 모양이다. 우리가 민통선의 상처를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민통선의 평화를 되찾는 첫걸음이니 말이다.








바람의 딸 샤바누
수잔느 피셔 스테이플스 지음, 김민석 옮김/ 사계절
파키스탄 사막의 유목민 소녀 샤바누는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인 삶을 살기보다는 자유롭게 낙타들을 돌보며 살아가는 꿈을 꾼다. 언니 풀란의 결혼 준비를 도우며 얼굴도 모르는 남편과 결혼하여 복종하며 사는 삶에 의문을 품고, 폭력적인 남편을 떠나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이모의 삶이 더 자유롭고 행복해 보인다. 자유를 향한 도피는 비록 실패했지만 샤바누가 자유로운 '바람의 딸'로 살아갈 것을 믿는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
박영희 지음/ 우리교육
바쁘게 돌아가는 하루하루 옆을 돌아볼 여유도 없이 살고 있지는 않을까? 아니 부러 못 본 척하고 있지는 않을까? 세상의 관심에서 밀려났지만 우리 옆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재개발 지역 사람들, 노점상, 환경미화원, 높은 등록금에 시달리는 대학생, 농민, 경비원, 신용불량자, 전문계고 학생, 장애인, 영세 공장 노동자, 저소득층 아이들, 청소용역 노동자, 새터민 이들을 만나보자.









붉은 조각달
로즈메리 웰스 지음, 김율희 옮김/ 다른
청소년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고나 할까? 남부의 백인 소녀 인디아는 남북 전쟁으로 고향이 잿더미가 되어가는 현실을 생생하게 목격한다. 하지만 인디아와 청년 의사 에모리는 자신만의 생존에 매달리지 않는다. 인간의 자존을 고민하고 실천하며 서로에 대한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들에게 전쟁은 절망의 끝이 아니라 희망의 시작이다.






사막으로 사라진 아이들
엘리자베스 레어드 지음, 이승숙 옮김/ 뜨인돌
두바이 낙타 경주의 기수로 팔려간 아이들이 겪는 참혹한 현실이 담담히 그려져 있다. 아이들은 체중 감량을 위해 먹을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채찍으로 맞으며 가혹하게 훈련받는다. 낙타 경주를 하다 떨어져 죽거나 다치는 아이들도 있다. 이 아이들의 유년을 팔아 돈을 버는 이들은 누구인가. 낙타 기수로 어린이를 쓰는 일이 법으로 금지된 지금, 이 아이들은 또 어디에서 또 다른 탐욕의 희생양이 되어 있을까.








생각한다는 것
고병권 글, 정문주·정지혜 그림/ 너머학교
철학과 친구하기. 친구란? 니체 샘 말씀, “친구란 야전 침대와 같아야 한다.” 친구는 누군가에게 침대처럼 쉴 수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너무 푹신한 침대는 곤란하다. 마냥 쉬고만 있으면 곤란하니까. 쉰 뒤에는 다시 힘을 내고 일어설 수 있도록 조금 딱딱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철학은 조금 딱딱한가?






세계에서 빈곤을 없애는 30가지 방법
다나카 유, 가시다 히데키, 마에키 타미야코 글, 이상술 옮김/ 알마
일본의 NGO단체에서 활동하는 저자들의 칼럼을 모은 책이다. 사례들이 일본 중심이긴 하지만 풍부한 사례와 쉬운 말로 쓴 글이다. 세계의 빈곤은 가난한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닌 부유한 나라와 기업들이 만든 구조적인 문제이다. 하나하나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의 접근을 통해 세계에 빈곤이 발생한 원인을 이야기해주고, 우리의 생활과 연관 지어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다.








손수레 전쟁
진 메릴 글, 김율희 옮김/ 다른
피아노 의자를 실은 트럭이 꽃을 팔던 손수레를 들이 받으면서 손수레 전쟁이 시작되었다. 어찌 보면 작은 실수였던 것이 큰 싸움으로 이어지고 전쟁이라는 크나큰 상처를 불러온다. 평화를 위해서는 전쟁을 알아야 한다고 한다. 지금도 민주, 평화라는 가면을 쓰고 지구 곳곳에서 전쟁이 자행되고 있다. 핀이 꽂힌 콩알 총으로 트럭의 타이어를 펑크 나게 한 손수레 상인들의 기발한 전략은 다소 해학적이다.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다
최세희, 전성원, 손동수 지음/ 낮은산
주어진 삶에서 벗어나
진실된 삶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고
우리 안에 이미 깃들어 있었던 희망을 불러 일으키려했던 인물들을 만나본다.
바라봐주기, 안아주기가 역사적으로 서로를 얼마나 고무시키는지 깨닫게한다.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삶 속에 녹아있는, 우주 태초의 아름다운 기운들을 소중히 기록하는 네명의 예술가 이야기.






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
엄기호 지음/ 낮은산
왜 사람들은 일류 대학을 나와서, ‘사’ 자가 붙은 직업을 얻고, 50평이 넘는 아파트에서 살고 싶어 할까? 왜 사람들은 99%가 88만원 월급쟁이로 살아야 한다는 사실에 눈 돌릴까? 왜 사람들은 상위 1%를 위해 나머지가 희생당하는 걸 왜 당연히 여길까? 내 머릿속까지 점령한 신자유주의와 한판 맞짱 떠 보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배봉기 글/ 사계절
교내 인터넷 신문 <목소리>의 기자인 영우는 죽기 전날 자신에게 전화해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자살한 찬오의 죽음을 취재하다가, 찬오가 자살하기 얼마 전부터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아이들에게 전화를 걸거나 직접 찾아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끔찍한 입시의 장으로 변해 버린 학교는 찬오처럼 약한 아이, 혹은 영우 같이 ‘주체적으로 생각하는 아이’를 절대 돌보지 않는 곳임을, 작가는 냉정하리만치 차분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앰 아이 블루?
매리언 데인 바우어 외 12인 글, 조응주 옮김/ 낭기열라
모두 13편의 이야기다. 우리 사회의 소수자, 존재하지만 쉽게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동성애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에겐 그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듯하다. 선택이 아닌 주어진 조건이라는 것부터 인식해야 한다. 오늘 날 십대의 고민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성 정체성에 관한 내용이라는데 청소년의 건강한 삶과 미래를 위해 솔직하고 편견 없는 이야기로 소수자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으면 한다.








열두 살 소령
아마두 쿠루마 지음, 유정애 옮김, 미래인
열두 살 소년이 이모를 찾아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으로 가는 과정에서 소년병이 되어 전쟁터에서 겪은 일들을 풍자적으로 그린 소설. 이야기는 잔인한 비극과 코미디를 오락가락하며,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것만 같았던 아프리카 내전 속으로 발을 내딛게 한다. 마치 황석영의 『바리데기』를 읽는 것처럼 재미있으면서도 울컥하고, 그러다 슬퍼진다.






열일곱 살의 털
김해원 글/ 사계절
여러분은 어떤 ‘털’을 생각하셨는가. 이 이야기는 머리‘털’에 관한 것이다. 전직 이발사였던 할아버지 덕에 ‘모범 두발’을 하고 다니던 일호는 체육 선생이 두발 규정을 어긴 아이의 머리에 라이터를 들이대는 것을 보고 두발규제 반대 시위에 나서게 된다. 이 싸움에는 뜻밖에도 할아버지가 함께해, 훗날 학생들이 ‘별 사건’이라고 부르게 되는 유머러스하고 통쾌한 결말을 맺는다. 두발 규제와 관련한 청소년 인권 문제뿐만 아니라 일호의 가족을 통해 우리 사회의 첨예한 쟁점들까지도 잘 담아낸 문제작이다.






요헨의 선택
한스-게오르크 노아크 글, 모명숙 옮김/ 풀빛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과 어떻게 마주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 힘들다고 손을 내민 아이들에게 바쁘다는 이유로 또 그건 으레 아이들이 하는 행동이라 쉬이 넘겼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어쩌면 아이들은 그 순간 내게 간절히 무엇인가 이야기를 나누며 힘을 얻고 싶었는지 모른다. 이는 비단 아이들과의 관계뿐 아니라 어른들 역시 마찬가지다. 요헨의 미래는 요헨이 만나는 사람들에게 달려있다는 지은이의 말을 되새기며 새삼 만남의 소중함을 떠올려본다.






유진과 유진
이금이 글/ 푸른책들
“떠들춰서 기집애 앞날에 좋을 게 뭐가 있다구.” “넌 아무 일도 없었어.” “쯧쯧 깨진 그릇을 어디에다 쓰나.” “그런 경험이 있는 아이는... 문제가 있대.” “그런 애, 그런 애, 그런 애.” “나는 세운 무릎을 끌어안았다. 내가 나를 안아주는 방법이다.”
“네 잘못이 아니야, 엄만 널 제일 사랑해, 그 놈이 잘못이지.” “미친개가 사람을 물었다면 미친개가 잘못한 거지, 물린 사람이 잘못한 것은 아니야.” “결국 자기 자신을 만드는 건 자기 자신이지.” “유진아 이야기해줘서 고마워. 이 아이는 또 다른 나인 것 같았다.”






이것은 사라질 생명의 목록이 아니다
박병상 글, 박흥렬 그림/ 알마
산, 들, 강, 바다, 하늘에서 더불어 사는 벗들이 시나브로 사라지고 있다. 이 벗들과 함께 지낸 시간이 참 소중했는데, 어느덧 이 벗들이 사라지고 있다. 사람들의 욕심으로 소중한 벗들이 더 이상 지구별에서 함께 하지 못한단다. 그들과 함께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이 과거의 기억만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모습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름 없는 너에게
벌리도허티 글, 장영희 옮김/ 창비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의 열정이 안겨 준 선물인 아이가 안타깝게도 항상 축복일 수만은 없다. 그런 쉽지 않은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당차게 풀어가는 친구들을 보며 새삼 여러 모로 많은 생각을 해 본다. 무엇이 진정한 사랑이며 힘들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 과연 무엇일지 이 책은 나직하게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도의 딸
글로리아 웰런 글, 엄혜숙 옮김/ 내인생의 책
이제 겨우 13살, 얼굴도 모르는 남자에게 시집 가야한다. 그러나 어린 신랑은 숨을 거두고 시집 식구들에게 연금도 빼앗긴 채, 버림을 받는다. 과부는 가족들도 외면하고 사회에서도 기피 대상이다. 다시 결혼 할 수도 없다. 그래도 살 만한 건가? 희망은 있는가? 인도 여성들이 살아내야 하는 고단하고 힘겨운 삶과 소망을 가꾸어가는 어린 여성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작은 씨앗을 심는 사람들
폴 플라이쉬만 글, 김희정 옮김/ 청어람 미디어
이민자들과 저소득층이 오래된 아파트에 몰려 사는 미국 클리블랜드의 한 거리. 쓰레기가 가득 쌓인 지저분한 공터 한 귀퉁이에 베트남 이민 가정의 여자 아이 킴은 어릴 때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여섯 개의 구덩이를 파고 강낭콩을 심는다. 이 이야기를 시작으로 13개의 이야기가 릴레이처럼 이어진다. 평화는 ‘작은 씨앗’을 심는 일이 아닐 런지. 무력감과 절망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살아가는 이유를 알려주는 일이 아닐 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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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자 201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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