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탄현택지지구 ‘금정굴 위령사업’, 또 반대 목소리

기사입력 2019.11.27. 오전 7:00

김완규 시의원 “공원에 유해 안치는 곤란”

이재준 시장 “함께 풀어가야 할 아픈 과거”

고양시의회 © News1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사건이 벌어진 경기 고양시 금정굴 지역의 위령사업 추진에 대해 또다시 반대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왔다.

27일 고양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황룡산 일대 탄현근린공원과 인접부지에 3132세대를 공급하는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부지의 탄현근린공원은 내년 7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의 ‘일몰제’ 적용으로 공원용지에서 해제, 고양시는 난개발을 막기 위해 사업시행자인 LH와 협의를 통해 개발수익의 일부로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고양시는 해당 부지 내에 위치한 ‘금정굴’을 활용해 ‘평화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금정굴 평화공원 조성’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이재준 시장의 주요 공약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고양시는 LH에 ‘금정굴 지역에 평화공원을 설립하고 적절한 위령시설을 설치할 것’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지역 보수단체와 자유한국당 내에서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제236회 고양시의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장에서 김완규 시의원(자유한국당)은 시정질문 시간을 이용 “현재 세종시 ‘추모의 집’에 임시 안치되어 있는 금정굴 유해 153구를 건설이 한창인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대전 합동위령시설’에 안치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금정굴 유해를) 도시공원인 황룡산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세운다면 인근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답변에 나선 이재준 시장은 “‘평화공원 설립과 위령시설 설치’는 이미 2007년 6월 진실화해위원회가 정부 등에 권고한 내용”이라며 “(구체적인) 평화공원 조성은 향후 LH에서 개발 과정에서 논의되어야 할 부분으로, 시민과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 등 많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희생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며 “특정시기 때마다 (추모사업 반대 목소리가) 되풀이돼 나오는 것은 옳지 않다. 함께 풀어가야 할 아픈 과거”라고 말했다.

이날 방청석에 금정굴 유족회원들과 함께 참석한 (재)금정굴인권평화재단의 신기철 인권평화연구소장은 “일부 유족들은 참혹한 학살 현장에 유골을 다시 모실 수 없다는 입장도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마치 위령시설을 납골당 같은 혐의시설로 보고 희생자들을 모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정굴 사건은 6·25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10월 9일부터 31일까지 경찰이 고양·파주지역 주민 최소 153명을 일산서구 탄현동 황룡산의 폐광인 금정굴에서 총살·암매장한 사건이다.

고양시는 2011년 전국 최초로 ‘위령사업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을 상정했지만 지역 보수진영의 반발로 부결되기를 되풀이하다 7년 만인 지난해 8월 가결됐다.

d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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