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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토크] 성두경 사진전 갤러리 토크 <사진, 말을 하다>
작성일자 2018-08-17


[토크] 성두경 사진전 갤러리 토크 <사진, 말을 하다>







11월 24일 <익숙한 것이 낯설다> 성두경-잃어버린 도시, 서울 1950-1960s 展이 열렸습니다. 이날 스페이스99에서 진행된 오프닝 토크 <사진, 말을 하다>에 40여명의 학생 시민이 함께 하였습니다. 서해성 스페이스99감독, 정주하 사진작가, 성두경 작가의 아드님이신 성기영 선생, 성두경 사진전을 기획한 사진아카이브연구소 이경민 대표 등이 참석하여 성두경 선생의 사진과 더불어 1950-60년대 시대상, 한국 사진의 역사 등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성두경 탄생 100주년 기념 사진전은 우리에게 1950년대와 60년대의 한국 풍경을 시각적으로 전달할 뿐만 아니라, 한국의 사진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진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전시 오픈일에 열린 갤러리 토크 <사진, 말을 하다>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를 정리해 옮깁니다.


1. 성두경은 누구인가

정주하 작가는 한국 사진 역사를 길게 잡아 100년으로 보았을 때, 1940년이 되어서야 사진을 하는 사람을 1세대라고 칭하며, 거기에 성두경 선생이 포함된다고 말합니다. 성두경 선생은 사진을 하는 사람들이 쉽게 연구할 수 있었던 분은 아닙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의 사진 역사와 사진 이론이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고, 사진은 예술사조로 편입되지 못하고 작가들 또한 사실상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정주하 작가는 성두경 선생을 직접 뵌 적이 없지만, 이번 전시회를 통해 과거 사진을 해왔던 선생님들이 작업이 얼마나 고귀하고 힘든 일이었는가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성두경은 한국전쟁 당시 헌병사령부 기관지 군사정보의 사진기자로 종군하여 파괴된 서울의 모습을 그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기록한 종군사진가로만 알려져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발굴되어 처음으로 공개되는 사진자료들을 보면 6.25 전후 복구와 재건 그리고 근대화를 추진하던 시기에 기록한 도시경관사진과 건축사진, 1950~60년대 일상사와 생활사를 살펴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사진, 대한사진예술가협회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시기의 예술사진 등을 망라하고 있습니다. (참조: 평화박물관 홈페이지 http://www.peacemuseum.or.kr/6489)

2. 성두경과 반도호텔

성두경 선생은 반도호텔에 있었던 사진 스튜디오에서, 인물 사진을 특히 많이 남겼습니다. 스페이스99에 전시된 사진만 하더라도, 박정희 전 대통령에서부터 당시 최고의 무용수인 김백봉, 영화 ‘암살’의 모델이기도 한 독립운동가 원심창 선생 등이 있으니, 소실된 필름과 다른 곳에 보관 중인 사진까지 헤아려본다면 아마 수 백, 수 천의 인물들이 성두경 선생의 카메라에 담겼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해성 전시감독은 “성두경 선생의 생애와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반도호텔에 대한 이야기를 절대 빼놓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반도호텔에 관한 이해와 폭넓은 조명이 성두경 선생의 사진을 이야기 하는 데에 필수적” 이라고 말합니다. <익숙한 것이 낯설다> 전시의 초기 제목이 <반도호텔에서 생긴 일> 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성두경 사진업적과 생애에 있어 ‘반도호텔’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 당시의 반도호텔은 한국에서 가장 크고 시설이 좋았던 곳입니다. 성두경 선생의 아드님이신 성기영님은 “반도호텔의 모든 시설이 사회 저변의 풍경과 내가 살고 있던 집보다 훨씬 더 좋아서 아주 작은 심부름이라도 만들어서 반도호텔에 찾아가서 구경하곤 했다”고 당시를 회상합니다.

전시장 한 켠에서는 층별로 구성된 반도호텔 사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지하1층에서부터 꼭대기 층까지 반도호텔 내부를 보고 있노라면, 그 당시의 상황이 머릿속에 무성 흑백영화처럼 재생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다른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예술인 김백봉의 사진 또한 나는 듯 가벼운 몸짓과 표정이 마치 사진에서 걸어 나올 것 같은 장면을 상상하게 됩니다.

3. 상업사진과 예술사진의 경계, 한국 사진이론의 부재

성두경 사진전은, 다른 사진 전시와는 조금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순수예술로 분류되는 사진이 아닌, 주로 스튜디오에서 찍힌 사진이 많다는 점입니다. 기획자인 이경민 교수는 성두경 선생의 사진을 발굴하고 이를 재조명하는 이번 기회를 통해 상업사진과 예술사진의 경계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었다고 전합니다.

시대의 관찰자이자 기록자로서 자신의 삶에 충실했던 성두경은 한국전쟁 종군사진가로서 뿐만 아니라 사진저널리스트이자 전업 사진가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사진자료를 남겼습니다. 성두경 선생이 남긴 사진자료는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재구성하고 도시사와 건축사 연구에 중요한 역사기록물로서도 소중합니다. 또 사진의 기록적 가치와 예술적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등 다양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성두경 선생은 한국사진사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채 잊힌 존재가 되었습니다.

좀처럼 제대로 연구하지 않은(혹은 연구하지 못한) 한국 사진사는, 사진이 일명 ‘똑딱이’로, 사진작가는 ‘찍사’로 불리우며 오랜기간 폄하되어 왔습니다. 서양이나 일본과는 달리 미술예술제도 속에 사진이 편입된 것이 아니라 기념적 문화로 수용되어 기능적인 측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는 점 등 한국적 특수성 때문에도 저평가되어 왔습니다. 상업사진과 예술사진 사이의 선긋기는 근대화와 산업화를 거치며 한국 고유의 사진예술사 연구를 어렵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경민 기획자는 당시 인정받지 못했던 ‘사진찍기’, 혹은 사진이 아닌 것처럼 취급되어 왔던 ‘상업사진’을 대표하는 성두경 선생의 사진들이 1950년대와 1960년대의 기록과 예술을 아우르는 사료가 되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서 예술사진과 상업사진의 경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사진이 담고 있는 시대의 집단정신과 다양한 시공간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정주하 사진작가는 성두경 사진전에 대해, “옛 귀한 사진이 발굴된 것뿐만이 아니라 사진만으로도 아주 훌륭한 작품들이 많다”고 설명하며 “인물 사진 또한 기록을 위한 것이 아닌, 예술 그 자체를 담고 있다”고 평했습니다. 성두경 탄생 100주년 기념 사진전은 우리가 잃어버린 1950-60년대 서울에 대한 사진 기록일 뿐만 아니라, 한국의 사진역사와 문화에 대한 고민, 역사적 사실과 인물에 대한 포착, 반도호텔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소소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익숙한 것이 낯설다면 그대는 실향민이다’는 서해성 스페이스99 감독의 모두글은 이미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이 60년 전 성두경의 사진을 통해 낯선 공간으로 등장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은 기억조차 희미한 그 시대 그 공간이 성두경과 함께 사라진 것에 대한 탄식이기도 합니다. 또한 사진 앞에서 우리는 이미 다 실향민이기 때문입니다. 스페이스99에서 열리는 <익숙한 것이 낯설다>는 12월 13일까지 계속되며, 갤러리룩스에서 진행되는 <모더니티의 서울>은 12월 6일까지 문을 엽니다.








(글: 차홍선, 사진: 차홍선, 장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