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구

번호 128
제목 2011 어린이평화책_서평3

2011 5월 31 - 11:47 익명 사용자






봉주르, 뚜르
한윤섭 글, 김진화 그림/ 문학동네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 국가에 살면서도 분단이나 통일에 무감각하다. 분단이 내 책임 아니듯 통일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그런데 프랑스 지방 도시로 이사 간 열두 살 소년 봉주는 비밀에 싸인 일본 소년 토시와 얽히며 뜻밖에 한반도의 분단 현실과 마주한다. 반공주의와 민족주의,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두 소년의 짧은 인연이 애틋하다.








박순미 미용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어린이 책 작가 모임(’더 작가‘) 글 그림/ 한겨레아이들
우리 사회의 아픔들에 대해 성실하게 응답해온 ‘더 작가’가 ‘우리시대 어린이와 평화’에 대해 쓰고 그린 작품집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평화는 다양하다. 철거민과 빈민을 다루고 있는 작품도 있고, 이주노동자가 나오는 작품도 있다. 생태와 동물, 학교 문제도 등장한다. 하지만 분야의 다양성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우리는 늘 평화로움을 꿈꾼다. 그러나 막상 평화가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쉽게 대답하기 힘들다. 전쟁이나 폭력이 없는 상태로 정의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너무 소극적이다. 무엇이 아닌 상태가 아니라 능동적인 삶의 방식으로서의 평화가 있을 수 있다면 그것은 어떤 것일까, 늘 상상한다. 『박순미 미용실』도 이런 의문으로부터 시작했을 것이다.
평화는 무엇보다 나와 다른 것이 되어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것은 쉬운 말처럼 보이지만, 사람인 내가, 동물원의 호랑이가 되는 것만큼 힘든 일이다. 그러나 상상력에 빚져서라도 해내야 한다. 팥죽할멈과 호랑이를 호랑이의 시각에서 다시 쓴다면? 재개발을 추진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야 할 세입자들이라면?
다른 것이 되는데 가장 큰 장애는 자신의 왜곡된 욕망이다. 하지만 있는 욕망을 어찌하기란 참으로 힘들다. 그러나 있는 욕망을 없는 체 하는 것보다 자신의 욕망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이 낫다. 오히려 없는 것처럼 묻어두는 것은 왜곡을 낳는다. 자신의 욕망을 투명하게 객관화해야 성찰이 가능하고 진정한 삶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가 관계하는 ‘다른 것’들의 욕망을 만난다. 그들은 동물원이 아닌 자연에서 살고 싶어 하고, ‘야!’가 아니라 자기 이름으로 불리고 싶어 하고, 살던 땅에서 계속 살고 싶어 한다. 이것은 사실 욕망이라고 이름 붙이기에는 너무 소박하지만, 절실한 바람인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남의 삶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욕망이다.
이런 꿈들은 현실에서 무수히 배반당한다. 배반은 아픔을 낳는다. 신음하는 것 말고 우리는 이 아픔을 어쩌지 못한다. 그러나 어렵게 한 발 내딛으면 거기 다른 것들의 아픔이 있다. 아픔의 연대에는 그 아픔을 이길 수 있는 위로와 그것을 극복할 에너지가 숨겨있다. 그것은 세상의 살아있는 것들이 더 이상 아프지 않은, ‘존재의 시원’을 향한 행진을 할 힘을 가져다준다. 『박순미 미용실』과 함께 그 길을 걷는다.






북쪽나라 자장가
낸시 화이트 칼스트롬 글, 리오 딜런, 다이앤 딜런 그림, 이상희 옮김/ 보림
눈 덮인 알래스카의 고요한 겨울밤. 엄마가 아기에게 자장가를 들려준다. 아기는 하늘의 별과 달, 집 앞 강물, 자작나무, 겨울 잠 자는 곰 등, 자연의 모든 가족에게 잘 자라 인사하고 평온히 잠든다. 인간과 자연은 하나라는 알래스카 토착민의 세계관을 글과 그림에 고스란히 녹였다. 평화로운 밤의 시간을 잃어가는 현대 도시인과 그들의 아이에게 보내는 조용하면서도 엄중한 메시지로도 읽힌다.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
이억배 글 그림/ 사계절
비무장지대, 말 그대로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군대와 무기가 없는 평화지역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름과 달리 그곳은 철조망이 쳐져있고 누구도 오갈 수도 드나들 수도 없는 금지 구역이다. 그래도 그곳에는 봄이면 파릇파릇 새싹이 돋고, 물범 가족이 물장구를 친다. 봄은 해마다 비무장지대에도 찾아오는 데, 북쪽 하늘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봄은 왜 오지 않는 걸까?





비자 비아, 비자벨
아나 마리아 마샤두 글, 헤지나 욜란다 그림, 남진희 옮김/ 우리교육
이자벨은 어느 날 증조할머니 비자 비아의 사진을 발견하고, 사진 속 할머니로부터 그 시대의 여성이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이자벨의 증손녀인 베따가 말하는 미래의 여성이 살아갈 이야기도 듣게 된다. 증조할머니로부터 이자벨로 이어진 여성의 삶과 이자벨로부터 증손녀 베따로 이어질 여성의 삶. 과거와 미래를 잇는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이자벨은 과연 어떤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줄까?






빡빡머리 엄마
박관희 글, 박해남 그림/ 낮은산
엄마는 비정규직 노동자, 게다가 파업 중이다. 아픈 할머니와 떼쟁이 동생 동민이를 보살펴야 하는 정민이는 엄마가 밉고 하루하루가 힘겹다. 하지만 엄마는 공장에서 일하다 병들었지만 보상도 치료도 받지 못 하고 죽어간 남편을 생각하면 포기할 수 없다. 정민이가 동생을 들쳐 업고 엄마에게 단단히 따져 보리라 작심하며 엄마 회사로 찾아갔더니 엄마는 글쎄, 빡빡머리가 되어 버렸다.






빼앗긴 내일
즐라타 필리포빅, 멜라니 챌린저 엮음, 정미영 옮김/ 한겨레아이들
1,2차 세계대전, 유대인 학살, 베트남 전쟁, 보스니아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이라크 전쟁을 겪은 각기 다른 나라의 8명의 어린이들과 청소년이 쓴 전쟁 일기이다. 전쟁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은 매일 같은 질문을 한다. ‘내일도 과연 살아있을까?’ 전쟁이 앗아간 아이들의 내일, 그 하루의 절박함과 소중함을 상상해보자.






사라, 버스를 타다
윌리엄 밀러 글, 존 워드 그림, 박찬석 옮김/ 사계절
날마다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는 사라는 늘 뒷자리에 앉는다. 그곳이 흑인들의 자리다. 흑인은 버스 앞자리를 차지 할 수 없다. 그곳은 백인들의 자리다. 흑인과 백인은 섞여 앉을 수 없다. 왜? 그게 법이니까. 그러나 오늘 사라는 그 법을 지키고 싶지 않다. 이 책은 1955년 12월, 버스 뒷자리에 앉기를 거부한 로사 팍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다.








산골 아이
임길택 시, 강재훈 사진/ 보리
임길택 선생님이 산골 아이들과 함께 가르치고 배운 일상을 진솔하게 풀어낸 시와 해맑으면서도 뭉클한 사진들이 한데 어우러진 이 책은 가슴 떨리고 시리다. 바다를 한 번도 본적 없는 산골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사랑하고 그 아이들에게서 희망을 보았던 임길택 선생님의 삶이 아프도록 아름답다.






새들은 시험 안 봐서 좋겠구나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엮음 / 보리
초딩도 인간이다! 그리고 알 거 다 안다. 학원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밤, 별을 보며 고독을 느낀다. 무조건 이기는 게 아니라 상대방에 따라 져주기도 한다. 언니, 엄마, 할머니를 보며 때로는 뒤돌아서서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린다. 박스 줍는 할머니, 102호 장애인 아저씨, 싸움질하는 어른들을 보며 세상을 깨친다. 나만 그런 줄 알았다고? 여기 멀리 있지만 나와 같은 친구들을 만나보자.






샌드위치 바꿔먹기
라니아 알 압둘라, 켈리 디푸치오 글, 트리샤 투사 그림,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셀마와 릴리는 단짝 친구다. 그렇지만 셀마는 릴리의 땅콩 버터잼을 듬뿍 넣은 샌드위치가 못마땅하고, 릴리는 셀마의 후무스 샌드위치가 못마땅하다. 단짝이던 친구는 서로의 샌드위치가 역겹다며 싸움을 시작하고, 샌드위치와 전혀 상관없는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셀마와 릴리는 샌드위치를 바꿔먹을 수 있을까? 요르단 왕비인 라니 알 압둘라가 자신의 어릴 적 경험을 이야기로 들려주는 책이다.









아민 그레더 글 그림, 김경연 옮김/ 보림
어느 날, 한 남자가 뗏목에 실려 섬에 닿았다. 헐벗고 굶주린 낯선 남자의 출현에 섬은 들썩인다. 사람들은 남자를 내몰고, 결국 다시 섬 밖으로 쫓아낸다. 그리고 다시는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섬 둘레에 높다란 벽을 쌓는다. 이 어둡고 무서운 섬은 어쩌면 우리 안에 있는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전쟁
데이비드 맥키 글 그림, 민유리 옮김/ 베틀북
큰 나라 장군은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는 힘센 군대를 자랑한다. 더 이상 정복할 나라가 없어 아주 작은 나라를 쳐들어간다. 그런데 그곳 사람들은 아무도 싸우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병사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병사들도 작은 나라 사람들의 일을 도우며 행복하게 지낸다. 전쟁의 무의미함과 평화가 얼마나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지를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보여준다.





세  잔의 차
그레그 모텐슨, 데이비드 올리비에 렐린 글, 사라 톰슨 개작, 김한청 옮김/ 다른
히말라야 봉우리 아래 코르페 마을은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악명 높은 탈레반의 거점이다. 총성이 그치지 않는 이곳에 한 미국인이 학교를 세우겠다고 나섰다. 탈레반도, 미국도 사내에게 쓸데없는 짓이라며 위협하지만, 사내는 78곳 작은 마을에 학교를 세웠다. ‘세 잔의 차’ 덕분이다.






손님
윤재인 글, 민소애 그림/ 느림보
돈 벌러 간 아빠를 기다리는 필리핀 아이 본본. 엄마는 반가운 손님이 올 거라고 한다. 본본에게 반가운 손님이라면 ‘아빠!’다 하지만 나타난 손님은 작고 못생긴 여자 아이. 본본은 달갑지 않은 수진이를 못살게 굴지만 수진이 역시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라는 걸 알게 된다. 한국인과 필리핀인 사이에 태어난 코피노 이야기. 책 마지막 부분,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웃는 본본과 수진이 모습이 예쁘다.








슬픈 란돌린
카트린 마이어 글, 아네테 블라이 그림, 허수경 옮김/ 문학동네어린이
“나는 도움을 청할 수 있어. 누구든 내게 아픔을 주어서는 안 돼. 내가 믿을 수 있는 누군가가 이 세상에 있어.” 이 책은 어린이 성폭행에 관한 이야기이다. 브리트는 동물 인형 란돌린에게만 털어놓을 수 있는 비밀이 있다. 말 못하는 란돌린은 브리트를 도와줄 수 없어 슬프고 답답하다. 브리트를 도울 방법은 없는 걸까?
어른들이 당장, 꼭 읽어야 할 모든 어린이들의 추천 도서!






아마존 숲의 편지
잉그리드 비스마이어 벨링하젠 글 그림, 김현좌 옮김/ 해솔
카메라의 줌 기능을 이용하듯, 광활한 우주에서 점차 지구로, 남미 대륙으로, 밀림의 위부터 아래로, 숲과 강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동물과 식물, 원주민, 개발로 인한 폐해까지, 아마존 스스로 자신의 처지를 호소한다. 라틴 아메리카 특유의 색감과 과감한 콜라주가 매력적이고, "이제 무언가 해야 할 때"라는 메시지에 힘을 더한다. 단지 감상하는 것을 넘어 수업 아이디어로도 확대할 만한 그림책.







아프가니스탄의 눈물 (1~3)
데보라 엘리스 글, 권혁정 옮김/ 나무처럼
지뢰밭에서 지뢰가 터져 먹을거리나 물건을 들고 가던 행상인이 죽어버렸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땅, 아프가니스탄. 폭격과 죽음, 가난과 비참함이 계속되는 그 땅에서 ‘부르카’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여자 아이 파르바나와 그의 친구 슈아우지아가 가족의 생존을 위해 남자 아이로 살아가야만 하는 이야기. 희망이거나 행복이거나, 과연 이것들은 아이들의 고통과 눈물 속에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까.





어떤 느낌일까?
나카야마 치나츠 글, 와다 마코토 그림, 장지현 옮김/ 보림
"안 들린다는 건, 참 대단해. 그렇게 많은 것이 보이다니." "들린다는 건 그런 건가 봐. 조금 밖에 볼 수 없나봐." 장애는 불편하고 슬픈 것이 아니며, 보지 못할 때 들리지 않을 때 열리는 또 다른 감각의 세상이 있고, 누구나 남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그러나 뭉클하게 일깨워준다. 잠깐이지만 온몸의 감각이 다시 깨어나고 닫혔던 상상력의 문이 활짝 열리는 듯하다.


어떤 동네
유동훈 글 사진/ 낮은산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무대였던 인천 만석동은 재개발이 되면서 가난 따위는 모르는 척 시침 떼는 곳이 되었다. 가난을 의지하듯 낮은 지붕의 집들이 이마를 맞대고 살던 곳, 그곳의 풍경과 그곳에 깃들었던 사람들의 마음까지 묻을 수 있을까? 이 책은 새 것 이전의 낡고 헌 것을 쫓아가는 발걸음이며, 뿔뿔이 흩어진 풍경에 대한 쓸쓸하면서 아름다운 기록이자 가난한 사람들이 일군 문화적, 사회적 기록이기도 하다.

첨부파일
작성일자 2018-08-20
조회수 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