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구

번호 61
제목 2007 어린이 평화책 서평4
2008 1월 18 - 17:27 익명 사용자
 

 
 여자 아이 클로딘
마리 크리스틴 엘거슨 글, 박희원 옮김/ 바람의 아이들/ 동화
열한 살 여자아이 클로딘은 매일 베틀 앞에서 무늬 없는 비단을 짜야 한다. 클로딘의 아버지 부아숑 씨는 클로딘을 학교에 보낼 생각이 없다. 여자 아이기 때문이다. 아들에겐 기술을 가르칠 생각을 하지만 클로딘에게는 무늬 없는 비단만을 짜게 한다.
베틀 앞에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클로딘은 매일매일 병 들어간다. 더 이상 일 할 수 없을 정도로 병 든 클로딘은 이모 집으로 요양을 간다. 이베트 이모의 집에서 클로딘은 글씨를 쓰는 법을 배우고 그림을 그린다. 꽃들의 이름을 배우고 행복한 꿈을 꾼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클로딘은 다시 베틀 앞에 앉아서 무늬 없는 비단을 짜야 했다.
1882년 학교 교육이 의무화되었다. 모든 아이들은 열세 살까지 학교에 다녀야 한다. 하지만 부아숑 씨는 여전히 클로딘을 학교에 보내지 않을 생각이다.
“나는 역사와 지리를 배우고 싶어요. 글 쓰는 법도 배우고 싶어요. 난 절대 직공은 안 될 거예요. 그리고 공장에도 안 갈 거라고요. 일단 공장에 처박히면, 거기서 평생을 보내게 될 거라고요. 엄마처럼요. 나는 엄마처럼도 아빠처럼도 살고 싶지 않아요.”
클로딘은 과거에 머무르길 거부한다. 변화하는 세상처럼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자신의 일을 찾기를 원한다. 학교를 찾아가 입학 신청을 하고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한다.
이 책은 클로딘이란 여자 아이를 통해 100년 유럽의 여성들이 어떻게 차별받았는지 잘 보여준다. 나아가 이런 차별을 없애기 위해 여성들이 얼마나 힘겹게 싸워야 했는지도 잘 그리고 있다. 자신의 처지를 숙명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클로딘과 같이 여성차별에 저항하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꾸려나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보기 드문 수작이다.
 
 

 
 왜?
니콜라이 포포프 그림/ 현암사/ 그림책
글자가 하나도 없는 그림책이다. 그러나 글이 없어도 작가가 말하고자하는 주제가 또렷하게 드러나는 책. 꽃향기를 맡고 있는 개구리로 시작되는 이 책은 크게는 전쟁의 원인을, 작게는 아이들 사이에서 생기는 사소한 싸움이 무엇에서 시작되는지를 말해준다. 마지막 장의 시든 꽃 한 송이와 다 찢어진 우산은 싸움의 결과에 대한 가슴 쓰린 은유와 상징이다.
 
 

 
 왜 나를 미워해
요시모토 유키오 글, 김미혜 황시백 옮김/ 보리/ 동화
중국에 살다가 일본으로 돌아와 살게 된 칭요징 이야기. 말도 제대로 못하고 몸도 불편한 칭요징은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지만, 아무리 해코지를 당해도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자신을 키워나간다. 그의 ‘사람 됨’은 말을 들을 수 없는 친구와 ‘입으로는 이야기를 할 수 없어도 마음으로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활짝 핀다.
 
 

 
 우리 가족입니다
이혜란 지음/ 보림/ 그림책
엄마, 아빠, 나, 동생 이렇게 네 식구가 사는 신흥반점에 어느 날 갑자기 할머니가 찾아 오셨다. 용돈도 주시고 게임 타이틀도 사주시는 멋진 할머니도 아니고, 숟가락 위에 반찬은커녕 항상 밥상 위에 밥알을 흘리시는 할머니. 웩! 어쩔 때는 똥, 오줌도 싸신다. 아빠는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와 따로 살았다고 하던데…. 할머니도 우리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우리 누나
오카 슈죠 글, 카미야 신 그림. 김난주 옮김/ 웅진닷컴/ 동화
장애아 학교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는 작가는, 장애가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고 있다. 장애를 소재로 한 많은 동화에서, 손 내밀기만 해도 쉽사리 화해가 된다고 안이하게 결론내리는 것과는 달리 이 책에서의 갈등은 한결같이 어렵기만 하다. 부끄러운 진실까지 모두 드러내고서야 인물들의 가슴 속에는 아주 작은 변화가 일어난다. 그리고 이 변화는 작지만 강한 설득력으로 진한 감동을 자아낸다.
 
 
 

 
 우리 얘길 들려줄게
시벨라 윌크스 엮고 씀, 윤길순 옮김/ 디딤돌/ 그림책
사자와 기린, 코끼리의 땅 아프리카. 그 땅은 제국주의자들이 물러 간 뒤, 정치적, 경제적인 문제로 전쟁이 그치질 않았다. 그리고 그 전쟁과 가뭄으로 기아와 질병에 허덕이는 수 백 만 명의 아이들이 아프리카 곳곳에 있는 난민촌을 전전하고 있다. ‘우리 얘길 들려줄 게’는 소말리아의 ‘왈다’, 케냐의 ‘카쿠마’ 난민촌에 사는 아이들의 힘겨운 삶과 희망을 담은 글과 그림을 모은 책이다.
 

 
 우리 인물이야기 -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외 13권
우리교육 편집부 엮음/ 우리교육/ 인물
위인전은 대개 전형적인 부분이 많다. 훌륭한 위인을 소개하는 것은 좋지만 대개 위인의 비범함만을 강조해서 도리어 거리감이 생겼다. 하지만 이 시리즈는 그 동안 잘 소개되지 않았던 역사 속 인물을 재조명하면서 담담하게 그들이 살아 온 삶을 나눌 수 있다. 특히, 우리 문화, 예술,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너른 삶의 가능성과 마주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
캐더린 패터슨 지음, 이다희 옮김/ 비룡소/ 동화
질리는 세상을 조롱하고 꼬집고 비트는 일에 선수다. 어떻게 하면 어른들이 자기를 미워할지, 어떤 대답을 하면 선생님이 뒤로 자빠질지 뻔히 알고 있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돈도 훔치고 흑인선생님한테 상처를 준다. 그러면서도 언제나 위풍당당하다. 질리는 어른들이 바라는 것처럼 고분고분 말 잘 듣는 아이도 아니고, 예의 바른 아이도 아니고 착한 아이도 아니다. 언제나 제멋대로인 말썽쟁이이다.
질리의 엄마는 미국이 베트남과 전쟁을 벌이던 시기에 거리에서 평화를 외치는 젊은이 중의 하나였다. 이 젊은이들은 평화를 상징하는 꽃을 머리에 꽂기도 하고 옷에 그리기도 해서 “꽃의 아이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니까 질리는 ‘꽃의 아이들의 아이들’인 셈이다. 그런데 질리 엄마는 질리가 세 살 때 어디론가 숨어버렸다. 당시에는 꽃의 아이들이 낳은 아이들이 질리처럼 위탁가정에 맡겨지곤 했다.
갈색의 눈, 반짝이는 검은 머리, 눈부신 미소... 사진 속의 엄마는 정말 완벽하다. 엄마가 너무너무 보고 싶지만 질질 짜는 건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보란듯이 말썽을 피워서 위탁가정에서 쫓겨나는 길 만이 엄마를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엄마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돈을 훔쳐서라도 달아날 계획이었다. 그런데 그 환상적인 계획에 빨간불이 켜지고 말았다. 거대한 엉덩이, 촌스러운 꽃무늬 치마, 무식한 트로터 아줌마와 지능이 한참이나 떨어지는 어니스트라는 꼬마, 이웃집의 앞 못 보는 흑인 할아버지가 정말 정말 좋아지고 말았다. 하루 빨리 진짜 엄마를 만나고 싶었는데... 이상하게 거대한 엉덩이의 가짜 엄마가 점점 좋아진다. 진짜 가족이란 무엇일까? 진짜와 가짜가 있는 걸까? 자기를 낳아준 엄마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위풍당당 말썽쟁이 노릇을 하는, 상처받지 않으려는 질리의 속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질리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질리를 거두는 입장에서 질리가 무조건 이미 정해진 질서 속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한 모든 어른들에게 질리 홉킨스가 위풍당당 멋지게 날리는 한 방! 그 한 방에 우욱, 명치끝이 아리다.
 

 
 육촌형
이현주 글, 박철민 그림/ 보림/ 동화
도시에서 이사 온 힘센 아이들 덕분에 두 편으로 갈라져 버린 시골 마을 아이들. 육촌 사이인 성태와 근태 역시 반대편에 속해 앙숙처럼 되어 버린다. 하지만 아이들은 도시 아이들의 횡포를 이겨내고 다시 서로를 보듬어 안는다. 시골 아이들을 둘러싼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지만, 그 속에는 분단의 현실에 대한 성찰이 묵직하게 깔려 있다.
 
 

 
 으뜸 사냥꾼
김그네 글, 성미리 그림/ 청어람주니어/ 동화
구석기에서 신석기로 넘어가는 아주 먼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삶의 자리가 빠르게 변해가는 격동기에서 당시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통해서 평화의 빛깔을 찬찬히 살펴볼 수 있다. 사냥을 잘 하는 것뿐만 아니라 농사짓는 일, 천 짜는 일, 그림 그리는 일 등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하지 않은 일은 없다는 것을 새기면서 현재 아이들이 지닌 꿈을 헤아려볼 수 있는 책이다.
 
 

 
 이안의 산책
로리 리어스 글, 카렌 리츠 그림, 이상희 옮김/ 큰북작은북/ 그림책
자폐아 동생과의 산책. 이안은 햄버거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천장에서 돌아가는 선풍기에만 쳐다본다. 향기로운 라일락 냄새에는 코를 찡그리는데 벽돌냄새를 맡느라 건물 벽에 코를 들이댄다. 누나는 이런 동생이 바보 같고 창피하다. 동생을 잠시 잃어버렸다 휴우, 다시 찾은 다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동생이 벽돌 냄새를 맡을 때 누가 보든 말든 신경 껐지! 선풍기를 같이 올려다봤지!
 
 

 
 인도의 딸
글로리아 웰런 글, 엄혜숙 옮김/ 내인생의 책/ 동화
이제 겨우 13살, 얼굴도 모르는 남자에게 시집 가야한다. 그러나 어린 신랑은 숨을 거두고 시집식구들에게 과부연금도 빼앗긴 채, 버림을 받게 된다. 과부는 가족들도 외면하고 사회에서도 기피 대상이다. 다시 결혼 할 수도 없다. 그래도 살 만한 건가? 희망은 있는가? 인도 여성들이 살아내야 하는 고단하고 힘겨운 삶과 소망을 가꾸어가는 어린 여성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자유로운 삶을 꿈꾸며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고 우아하다.
 
 

 
 잃어버린 아이들
메리 윌리엄스 글, 그레고리 크리스 그림, 노성철 옮김/ 사계절/ 그림책
내전으로 폐허가 된 마을, 길 위에 혼자 남겨진 가랑은 그 길 위에서 자신처럼 홀로 살아남은 수천의 아이들을 만난다. 아이들은 살기 위해 1600킬로미터의 먼 여행을 시작한다. 수단에서 케냐로, 소년에서 난민으로 가는 생의 여행, 그 길 에서 가랑은 때로 물이 없어 오줌을 마시기도 하고, 거센 강에서 친구들을 잃기도 한다. 그러나 가랑은 한번도 함께 여행한 친구들의 손을 놓은 적이 없다. 그 손잡음으로 아이들은 뜨겁고 마른 땅을 건넌다. 내전을 건너고, 난민의 삶을 건너 마침내 새로운 삶의 문을 연다. 끝내 스스로를 잃지 않았기에...
 
 

 
 자유의 길
줄리어스 레스터 글, 로드 브라운 그림, 김중철 옮김/ 낮은산/ 그림책
1500년대 초반부터 1800년대까지 힘 있는 나라들은 힘없는 색깔이 검은 사람들을 노예라 이름 지었다. 물건처럼 사고팔았고, 생명체가 없는 것처럼 다루었다. 어디에도 인권이란 없었다. 이들에게 ‘자유’란 무엇이었을까? 자유, 자신과 자신이 살아온 시간에 책임을 지는 일. 자유, 자신을 인정하는 일. 자유, 자신이 스스로 주인이 되는 일. 자유, 어떻게 지켜 가야 할지 지금도 배워야 하는 일. 지금 우리는 자유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이, 자유를 찾은 아이
폴 티에스 글, 크리스토프 메를랭 그림, 김태희 옮김/ 사계절/ 그림책
우리와 같은 친구인 자이, 그는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데 그의 삶은 너무 고달프다. 노예로 팔려 양탄자를 짜고 있다. 그와 같이 고달프게 노예로 사는 아이들이 많다. 자이에게는 자유를 찾고자 하는 신비로운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는 자유를 찾는다. 자유를 얻은 자이는 혼자 힘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나간다. 자이에게는 신비한 힘, ‘희망’이 있다. 이 그림책은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가녀린 소년의 굳센 신념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재미네골
중국조선족설화, 홍성찬 그림 / 재미마주/ 전래동화
재미네골은 멍텅구리만 살까? 왜 자기욕심은 부리지 않고 남부터 생각할까? 사람이 죽으면 팔을 굽힐 수 없어서 지옥은 서로 자기 거 먹을려고 밀고 당기고 아수라장이지만, 천당에 가면 서로서로 음식도 먹여준다는데 재미네골 사람들이 그런가보다. 그 소문이 용궁까지 나서 용왕이 하~궁금하여 사신을 보내 그 마을 사람 한 명 데려와 제물로 바치고자했네. 이 일을 어째. 그곳에 가면 죽을 것이 틀림없으니 부락장이 가고자했네. 목수도, 대장장이도, 토기장이도, 농부도, 아낙네도, 처녀 아이도, 모두 다른 사람들을 위해 서로 가고자했네. 목말라 죽을 것 같은 용왕에서 온 사신이 얼른 처녀를 부둥켜안고 물속으로 풍덩! 그 처녀 용왕 감동시켜 재미네골로 돌아와 재미네골 더 살기 좋은 멋진 동네 되었다네.
세상에 존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동네 부락장은 부락장이라서 존귀하고, 목수는 목수라서,... 농부는 “ 하늘과 바람의 뜻에 따라 땅을 가꾸어 우리 마을 창고를 늘 풍성한 곡식으로 채워 주는 농부님이야말로 이 마을의 보배지요...”그래 그래 아가씨도, 아낙도, 목수도, 대장장이도, 토기장이도, 그 누구도 존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이 이야기는 중국조선족 설화이다. 중국 길림성에 선하디 선한 조선족 어느 마을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우리나라 전통화법을 독창적으로 표현해 우리 것의 냄새가 물씬 풍겨 나온다. 그래서 쉽게 옛이야기 속으로 편한 마음으로 들어가고 있다. 실감나는 표현들이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줄 뿐만 아니라 감동과 애잔함을, 동포애를 느끼게 한다.
최상의 웰빙이 있다면 뭘까? 바로 재미네골일 것 같다. 그림을 보면 볼수록,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 마을이 그립다. 재미네골 사람들이 그립다. 자꾸만 가고 싶다. 이런 세상이 있을까? 그래 만약 그곳에 지금은 갈 수 없다면, 지금 그런 마을이 존재 하지 않는다면 이러면 어떨까? 웰빙 조건으로 근간에 오르내리는 자전거, 도서관, 시집 이 세 단어를 생각하면. 그러니까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에 가서 시집대신 그림책 중 우리는 ‘재미네골’ 속으로 쏙 들어가는 것이다. 자, 우리 모두 ‘재미네골’과 함께 도서관에서 웰빙을 즐겨보자. 세상이, 지구 온 전체가 ‘재미네골’ 같은 동네가 될 때까지.
 
 

 
 전쟁은 왜 일어날까
질 페로 글, 세르주 블로크 그림, 박동혁 옮김/ 다섯수레/ 교재
왜 사람들은 전쟁이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전쟁을 할까? 인류는 정말 전쟁을 멈추고 평화의 시대를 만들 수 없을까? 이 책은 이러한 문제를 찬찬히 학생들과 이야기하듯 나눈다. 책에 나온 여섯 가지의 이야기를 두고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면 어떨까. 이 이야기를 읽고 초등학교 6학년 국어 책에 나오는 나폴레옹은 영웅인가, 침략자인가라는 글도 더불어 살펴보면 좋겠다.
 
 

 
 절뚝이의 염소
나가사키 겐노스케 글, 김호민 그림, 양미화 옮김/ 문학동네어린이/ 동화
마을에서 놀림감이 되곤 하는 아이 절뚝이, 그러나 그는 그저 아이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좋고 미워하는 아이들이 힘겹다. 돈 많은 아이가 돼지 흉내를 내며 땅을 기라면 기던 절뚝이가 힘센 아이들을 향해 분연히 일어서는 날이 올 줄이야. 유일하게 절뚝이를 한 인간으로 보아준 준 김상을 도둑으로 모는 마을 사람들 앞에서, 그가 맡긴 염소를 괴롭히는 아이들 앞에서 절뚝이는 다른 아이가 된다. 절뚝이를 그저 절뚝이로 대해준 김상과의 관계가 절뚝이에게 김상을 조센징도 탈영병도 아닌, 다만 인간으로 보게 한 힘의 근원일터.
 
 

 
 제암리를 아십니까
장경선 글, 류충렬 그림/ 푸른책들/ 동화
일제 강점기의 비참한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의 삶을 지금 현대를 살고 있는 어른과 그리고 아이들은 다 알 수 있을까? 아니 다는 모르더라도 억압과 고통의 세월을 살았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적이 있을까? 또한 그 비참함 속에서도 내 나라와 내가 주인임을 당당히 외쳤던 선조들의 지난한 삶을 우리는 알고 있었을까? 혹여라도 몰랐다면 우리는 이 이야기를 통해서 만이라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오늘의 편안한 삶과 우리 땅을 밟고 살아갈 수 있게 한 건 가난하고 힘없지만 목숨 바쳐 나라를 지켜낸 옛 사람들의 뼈아픈 희생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암리를 아십니까’는 1919년 3월 1일 일본으로부터 자유와 해방을 되찾기 위해 우리 민족 스스로 전국 각지에서 삼일 만세운동을 일으켰는데 이때를 바로 시대적 배경으로 한다. ‘제암리를 아십니까’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제암리는 발안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이 곳 제암리의 주민을 내 나라를 되찾겠다고 독립만세를 불렀다는 이유만으로 일본이 대량 학살한 사건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정미소를 하는 일본 사람의 아들인 나카무라는 ‘대한 독립 만세’를 부르는 조선인을 이해할 수 없지만 독립군을 잡고 악랄하게 고문하고 죽이는 일을 서슴지 않는 아버지를 보며 옳지 않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또한 조선인 앞잡이를 내세워 제암리 사람들을 교회 안에 가두어 놓고 불을 지르며 불타는 교회에서 가까스로 빠져 나온 사람들을 무참하게 학살하고 그러한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도 추호의 가책이 없이 불타는 제암리 교회 앞에서 노래와 춤을 즐기는 제 나라 사람들을 보며 나카무라는 마음속으로 좋아한 연화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하지만 연화는 가족을 잃은 아픈 마음을 분노로 대변하며 “너희 나라가 한 짓을 절대 잊지 않을 거야” “이 다음에 어른이 되면 너희 나라가 지은 죄를 낱낱이 세상에 알려”라고 말한다. 그 시대를 살 지 않아 그 때의 아픔을 알지 못하지만 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모두 연화가 느꼈을 커다란 아픔과 그 아픔의 크기보다 몇 배 더 진한 저항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종이 봉지 공주
로버트 먼치 글, 마이클 마르첸코 그림. 김태희 옮김/ 비룡소/ 그림책
안데르센의 동화 <돼지치기 소년>을 페미니즘적인 시각으로 다시 쓴 이야기. 남자에 의해서 행복이 좌우되는 성차별적인 공주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종이 봉지 공주의 당당한 모습이 새로운 여성상을 보여준다. 또한 미의 기준을 외적인 것에서만 찾는 남성중심의 어리석은 시각을 통쾌하게 비웃으며,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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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자 2018-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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