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구

번호 60
제목 2007 어린이 평화책 서평3
2008 1월 18 - 17:17 익명 사용자
 

 
 무기 팔지 마세요
위기철 글, 이휘재 그림 / 청년사 / 동화
생각해 보면 이순신 장군을 비롯한 위인전 속의 영웅들 대부분은 어린 시절 전쟁놀이의 대장이었다. 아빠 역시 어린시절 전쟁놀이를 하며 자라지 않았던가.. 무엇보다 전쟁놀이는 국가와 평화를 위협하는 악당과 싸우는 것이지 살인자를 흉내 내는 것과는 다르지 않은가?....그러나 보미는 그 전쟁놀이 때문에 사는 게 너무 괴롭다.
초등학교 5학년인 보미는, 교실에서 비비탄으로 총싸움을 하던 경민이의 총에 이마를 맞아 사과를 받아내려다 남자아이들과 대치하게 된다. 더구나 그날 우연히 발견된 비비탄 총알에 선생님은 총알 주인을 찾는 수사(?)를 시작했다. 뭔가 상황을 전환해 보려던 보미의 말 한마디는 본의 아니게 고자질처럼 되어버려 그날 총을 가져온 아이들 12명 모두 총을 빼앗기게 되었다. 부모님까지 다녀가시게 되어 혼쭐이 난 남자아이들은 그날 이후 앙갚음으로 학교 안에서는 왕따를, 학교 밖에서는 비비탄 공격을 시작한다. 언제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지 모르는 불안에 시달리던 보미는 결국 학교 밖에서도 총을 가지고 놀지 못하게 할 방법을 찾아 가고, 그 여정 위에서 수많은 질문을 만난다. 전쟁놀이는 왜 나쁜지, 왜 하지 말아야 하는지, 전쟁놀이와 전쟁은 어떻게 다른지..
재미있는 것은 그 수많은 물음들로 그득한 책 속에서 그 누구도 쉽게 아이들에게 답을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보미와 민경이가, 또 그의 친구들이 스스로 깊게 묻고 답을 구하는 과정을 통해 일어난 자각, 제니가 자신의 숙제를 위해 조사를 하다가 보미의 사진 한 장을 통해 얻은 자각.....누군가로부터의 가르침이 아니라 바로 그 '자각'들이 그 아이들을 움직이게 할 뿐이다. 아이들의 자각에서 시작된 무기반대운동이 백만 명의 어머니들을 광장으로 나서게 하며 "총기규제법안" 통과 시위를 하는 장면에서는 온 몸에 오소소 소름마저 돋는다.
책장을 덮으며 생각해 본다. 어쩌면 이 책은 "전쟁놀이가 나쁘다"라는 명제에 대한 논증이 아니라 "자각하라, 자각한 만큼 행동하라"라는 메시지를 건네기 위해 쓰여진 책은 아닐까? 그러나 우리들의 학교에, 운동의 현장에 자각을 이끌어 내는 물음들이, 자각을 기다려주는 공간들이 살아있던가? 내게는?...
 
 

문제아
박기범 글, 박경진 그림/ 창비/ 동화
이른바 ‘문제아’로 찍힌 아이, 책 한 권 살 돈이 없는 한 부모 가정의 아이, 이혼으로 인한 편견 때문에 상처 받을까 움츠려 드는 아이. 이렇게 아픔을 가진 아이의 이야기가 산업재해, 정리해고, 분단 등 사회적인 아픔과 더불어 펼쳐지며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을 가식 없이 드러낸다.
 

 
 북두칠성을 따라간 지하철도
F.N. 몬조 글, 프레드 브레너 그림, 이승숙 옮김/ 사계절/ 동화
1800년대 중엽, 미국 남부의 흑인노예들에게 ‘지하철도’는 노예 생활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탈출구였다. 그러나 ‘지하철도’는 실제 있는 철로와 기차가 아니라 흑인노예의 해방을 돕는 사람들의 운동을 일컫는 말이었다. 토미의 아빠와 제프 아저씨는 그 지하철도운동의 일원이다. 그런데 어느 날 토미한테도 흑인노예를 도울 기회가 찾아온다.
 
 

 
불꽃머리 프리데리케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글, 바바로 발드슈츠 그림, 김영진 옮김/ 소년한길/ 동화
주근깨투성이에 뚱뚱한데다가 불꽃처럼 붉은 머리를 가진 프리데리케. 엄마 아빠도 없이 안나 이모와 단둘이 사는 프리데리케는 외톨이에 놀림거리다. 하지만 누구도 몰랐던 사실, 프리데리케는 하늘을 날 수 있으며 수고양이의 말을 알아들을 수도 있다. 그런 프리데리케가 드디어 두 팔을 활짝 펼친다. 아무도 힘들여 일하지 않지만 누구나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고 누구도 남보다 더 가지려고 애쓰지 않는 나라를 향해!
 
 

 
 블루시아의 가위 바위 보
김중미 외 글, 윤정주 그림/ 창비/ 동화
우리에게 이방인이란 어떤 존재일까? 그것도 가난한 이방인이라면? 낯선 얼굴의 이주노동자가 한국 땅에 발을 디딘 지 벌써 10년이 넘었고, 그 수도 40만에 달한다. 그러나 아직 한국 땅의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은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차별과 착취에 시달린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산업재해로 집게손가락을 잃은 블루시아 아저씨를 위해 착상해 낸 가위 바위 보는, 가위를 뺀 바위 보라는 새로운 게임이다. 상처 입은 이웃과 함께 하기 위한 우리의 자세가 비참한 현실 속에서 희망의 불씨를 지핀다.
 

 
 빡빡머리 우리 엄마
박관희 글, 박해남 그림/ 낮은산/ 동화
엄마는 비정규직 노동자, 게다가 파업 중이다. 아픈 할머니와 떼쟁이 동생 동민이를 보살펴야 하는 정민이는 엄마가 밉고 하루 하루가 힘겹다. 그런데도 엄마는 포기할 수 없단다. 공장에서 일하다 병들었지만 보상도, 치료도 받지 못 하고 죽어간 아빠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단다. 정민이는 그런 엄마를 이해할 수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결국 동생을 들쳐 업고 엄마에게 단단히 따져 보리라 작심하며 엄마 회사로 찾아갔더니 엄마는 글쎄, 빡빡머리가 되어 버렸다.
 
 

 
 사라, 버스를 타다
윌리엄 밀러 글, 존 워드 그림, 박찬석 옮김/ 사계절/ 그림책
1955년 12월 미국 앨라배마 주, 버스 좌석에서 흑인을 차별하던 관행에 대한 작은 저항으로 흑인 민권 운동의 시발점이 된 로사 팍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인종차별의 부당함이 간결한 이야기 속에 또렷이 드러나며, 옳지 않은 일에 저항하는 다부진 사라의 모습이 감동을 자아낸다.
 
 

 
 산적의 딸 로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일론 비클란드 그림, 이진영 옮김/ 시공주니어/ 동화
깊은 산 산적의 딸로 태어난 로냐. 로냐는 안전한 마티스의 요새에서 열두 명의 산적들과 엄마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지만 점점 사납고 괴상한 비트로나와 룸프니스, 스쿰트롤, 회색 난쟁이가 있는 바깥세상이 궁금하다. 드디어 아버지의 허락을 받아 숲을 탐험하게 된 로냐는 낭떠러지 건너편에 있던 소년 비르크를 만난다. 친구가 된 로냐와 비르크는 함께 숲을 누비며 원수처럼 지낸 마티스와 보르카를 화해시키게 된다.
 
 

 
 선들내는 아직도 흐르네
김우경 글, 이승민 그림/ 문학과지성사/ 동화
삼천리 금수강산 사람의 발이 닿은 곳은 어디나 우리 역사의 가슴 아픈 상처가 베어 나온다. 그 베어진 상처가 아물고 평화와 희망의 꽃으로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이 쓰여졌을 것이다. 일제 때 탄광으로 끌려간 무동 할배와 군대 위안부로 끌려간 점남 할매의 삶이 아프지만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한 자락이며 오늘 평화를 생각하며 또한 평화를 지켜 내야 할 임무를 갖게 한다.
 
 

 
 세계 어린이와 함께 배우는 시민학교(1-7권)
로라 자페 외 글, 레지 팔러 외 그림, 장석훈 옮김/ 푸른숲/ 교재
평화는 힘이 세다-폭력, 너와 나는 정말 다를까? -차이, 바르게 쓰면 더욱 큰 힘-돈, 더불어 살기를 익히는 작은 사회-학교, 가까울수록 존중해야지-가족, 가꿀수록 더 아름답다-환경, 너도 내가 궁금하니?-남자와 여자로 이루어진 7권짜리 전집. 책을 읽은 어린이들이 자신의 생활에서 스스로 인권과 평화에 대해 깨달아가도록 잘 만들어진 책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의 마을
고바야시 유타카 글․그림, 길지연 옮김/ 미래M&B/ 그림책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전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곳. 하지만 이 마을 사람들의 얼굴은 맑고 밝다. 이렇게 아름다운 마을이 이제는 전쟁 때문에 사라져버렸다. 그곳에 살던 아름다운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 그림책에서 잘 나타나 있다.
 
 

 
 슬픈 란돌린
카트린 마이어 글, 아네트 블라인 그림, 허수경 옮김/ 문학동네 어린이/ 그림책
슬픈 란돌린은 어린이 성폭행에 관한 이야기이다. 브리트는 란돌린에게만 털어놓을 수 있는 비밀이 있다. 어린이들이 브리트와 란돌린의 비밀을 알아채고, 브리트의 상처에 공감하고 분노하기 위해서는 엄마를 비롯한 가족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만큼 ‘슬픈 란돌린’이 드러내는 브리트의 상처와 고통은 사실적이다. 그러나 그림책을 보다보면 우리가 브리트의 아픔을 모르는 척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시냇물 저쪽
엘즈비에타 글․그림, 홍성혜 옮김/ 마루벌/ 그림책
두 마리의 아기토끼는 서로 시냇물을 사이에 두고 사이좋은 친구로 잘 지냈다. 어느 날 전쟁이라는 것이 찾아왔다. 전쟁은 서로를 미워하고 죽이고..., 친구를 만날 수도 없었다. 집도 다 부셔버렸다. 어느 날 아빠가 돌아오셨지만 무척 힘이 없고, 많이 다쳤다. 전쟁은 끝났지만 울타리는 그대로 있었고 친구를 만날 수도 없다고 했다. 두 마리의 아기토끼는 어른들 몰래 서로 만난다. 어른들은 서로 적이지만 우리는 너무 보고 싶은 좋은 친구이니까! 우리 아이들은 평화로운 세상을 바람을 어른들은 알고 있을까?
 
 

 
 쑤우프, 엄마의 이름
사라 윅스 글, 김선영 옮김/ 낮은산/ 동화
엄마가 할 줄 아는 말은 딱 스물세마디. 그녀는 그 어린엄마로 인해 다른 엄마들을 얻는다. 광장공포증을 가진 버니 아줌마, 발달지체장애인 친구 잰더. 그 그늘속의 사람들이 나누어주는 생의 온기와 우정 속에서 하이디는 ‘부족함’을 ‘행운’으로 바꾸는 법을, ‘차이’를 ‘선물’로 만드는 법을, 말로 전할 수 없는 진실을 스스로 찾아가는 법을 배운다. 쑤우프, 스물 세마디의 말 중 유일하게 뜻을 알 길 없던 그 한마디를 찾아가는 하이디의 여행, 그 길 위에서 하이디는 말로 전할 수 없었던 엄마의 사랑과 아픔, 생의 이면들을 마주한다.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
안미란 글, 윤정주 그림/ 창비 /동화
컴퓨터가 달린 자전거에 노인도 젊은이처럼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약까지. 과학기술이 만들어낸 미래 사회는 풍요롭고 편리해 보인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것, 씨앗을 뿌리고 수확을 하는 일이 나라에서 금지하는 나쁜 일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진희 아버지는 씨앗을 구하고 몰래 뿌리다가 경찰에 잡혀 가기까지 하다니, 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 다국적 기업이 생명까지 브랜드화해서 독점하고 있는 현대 문명의 문제를 미래의 가상 사회 속에서 명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아버지의 그림 편지
곤살로 모우레 글, 페르난도 마르틴 고도이 그림, 김정하 옮김/ 푸른숲/ 동화
마이토는 곧 철거될 판자촌에서 부모 형제와 함께 사는 집시 소년이다. 그는 학교 식당에서 나는 웃음소리와 접시와 컵들이 부딪치는 소리, 그리고 그 소리들이 천장으로 올라갔다가 바닥으로, 다시 벽으로 튀어 오르는 소리를 좋아한다. 선생님이 사하라나 오솔길이 나오는 동화를 읽어줄 때는 눈을 감은 채 사막과 동굴, 숲 속을 여행하기도 한다.
어느 날 마이토의 아버지가 감옥에 갇히게 되고 이때부터 마이토와 아버지 사이에 편지 왕래가 이어진다. 그런데 이들이 나누는 것은 글이 아니라 그림이다. 아버지가 글을 모르기 때문이다.
 

 
어느 날 밤, 전쟁기념탑에서....
페프 글․그림, 조현실 옮김/ 물구나무/ 그림책
“너한테 꼭 들려줘야 할 얘기가 있거든...”
90년 전에 전쟁터에서 죽어간 병사들이 전쟁기념탑을 빠져 나온다. 자신들이 죽음으로써 세상이 좀 더 살기 좋아졌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그러나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의 실제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병사들은 여전히 90년 후의 세계에서도 악전고투를 하고 있다. 또 다른 90년이 흐른 뒤는 어떨까? 여러분 중 누군가는 한 어린이를 붙잡고 말할지 모른다. 너한테 꼭 들려줘야 할 얘기가 있거든!

[사진18]



[사진19]



[사진20]


한 남자가 태양 아래 화분들에 둘러싸여 있고 새 한 마리가 날고 있는 엉성한 그림을 보고 마이토는 “아버지가 정원을 돌보는 일을 하시는데 화분에 꽃나무를 많이 심었고, 정원에서 자주 햇볕을 쬐고, 이제는 자유를 찾고 싶다”고 읽는다. 마이토도 자신의 일상과 꿈을 그림으로 그려 보낸다.
그런데 어느 날 아버지에게 온 편지에는 풍성했던 그림 대신에 건조하고 서투른 몇 줄의 글이 적혀있다. “안녕 마이토, 난 잘 있다. 너도 잘 있지?” 아들과의 편지 왕래를 위해 아버지가 감옥에서 어렵게 글자를 배워 마침내 글로 편지를 써 보낸 것이다. 하지만 그 편지를 받은 마이토는 무너지듯 책상에 엎드려 슬피 운다. 아버지의 그림과 비교할 때 글은 정말 아무 것도 아니었던 것이다.
평화는 달리 말하면 관계를 잘 맺는 것이고, 그 관계의 핵심은 대화의 능력일 것이다. 아주 먼 옛날 사람들은 추수 때 벼가 낫에 베여 지르는 비명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오늘날의 생태 파괴는 인간들이 이런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일지 모른다. 식물의 소리뿐이겠나. 같은 사람이 지르는 비명소리도 듣지 못 한다. 전쟁, 폭력, 차별, 해코지는 제대로 듣고 보지 않는 것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아버지가 감옥을 나와 ‘아쉽게도’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그림 편지는 더 이상 계속되지 않겠지만, 그들이 어디에 있든 서로의 마음과 생각을 잘 이해하고 느꼈을 것이다. 아니 마이토라면, 그가 만나는 그 누구와도 그랬을 것이다.
 
 
 
첨부파일
작성일자 2018-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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