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구

번호 234
제목 [답사] 강의와 함께하는 근현대 박물관 답사 2, 배성호 선생님과 함께 한 전쟁기념관

“아는 만큼 보인다”_강의와 함께하는 근현대 박물관 답사


2019년 2월 16일 토요일
배성호 선생님과 함께 한 전쟁기념관


“한국은 전쟁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


박물관 답사 <아는만큼 보인다>의 두번째 시간에는 용산에 위치한 <전쟁기념관>에 다녀왔습니다.

서울 삼양초등학교 선생님이시자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 공동대표이신 배성호 선생님께서 박물관 해설을 해주셨습니다.

지난 답사를 안내해주신 박찬희 선생님과, 마지막  답사 <서대문형무소> 안내를 해주실 변상철 선생님께서도 함께해주셨습니다.



지난 답사 때 배운 것처럼, 박물관에 들어서면서 겉모습이 어떤지 살펴보았습니다.

<전쟁기념관>에 대한 첫 인상은 굉장히 크다는 것이었는데요,

국방부 건물 맞은편에 위치한 <전쟁기념관>은 박물관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 공간도 상당히 넓게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다행히 지난주에 비해 날씨가 덜 추워서, 외부 전시물들을 직접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박물관 입구 왼편부터 <전사자 명비> - <평화의 시계탑> - <형제의 상> - <6.25전쟁 조형물> - <광개토대왕릉비> - <옥외 대형장비전시장>을 돌아봤습니다.


오늘 답사를 위해 <전쟁기념관>에 어떻게 오셨나요?


자가용을 타고 오신 분들은 지하주차장으로 바로 들어가셨을 테니, 아마 정문과 외관을 살펴보지 못하고 안으로 들어오셨을 겁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오신 분들도, 혹시 급히 오시느라 주변을 보지 못하고 들어오신 건 아니신가요?

어느 건물이든 그의 첫 인상인 정문에 많은 상징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편리한 접근성이기 때문에, 정문을 살피기 보다 쉽게 지나치곤 합니다.
박물관을 찾으실 때만큼은 그곳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건물의 외관은 어떠한지 천천히 살피며 들어오시는 건 어떨까요?




외부 전시물 관람 전, 입구에 서서 <전쟁기념관>이 자리한 이 위치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앞으로는 굉장히 넓은 광장과 길 건너 <국방부> 건물이 보입니다.

또한 기념관이 위치한 용산은 곧 이전될 미군기지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박물관이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인 반면,

<전쟁기념관>은 국방부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 하나 <전쟁기념관>의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이름입니다.

'전쟁'을 '기념'한다는 의미일까요?

개관 때부터 지금까지 명칭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요.


우리가 새롭게 이름을 붙일 수 있다면 어떤 이름이 좋을까요?


"전쟁기념관은 전쟁에 관한 자료를 수집, 보존, 전시하고

전쟁의 교훈을 통해 전쟁의 예방과 평화통일을 이룩하는데 이바지하기 위해 1994년 6월 개관하였습니다.

전쟁기념관은 개관 당시부터 전쟁을 기념한다는 명칭에 대한 오해와 거부감이 있어

이에 대한 전문가 의견 수렴을 실시한 바 있으며

개관 이후에도 지속적인 문제제기에 따라 수차에 걸쳐 명칭변경에 대한 국민설문을 실시한 바 있고 ... ..."
(개관 16주년을 맞이하여 전쟁기념관 명칭변경 설문조사에 부치는 글)


전쟁기념관이 만들어진 이유와 그 이름이 잘 어울리는 것 같나요?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대비하라'가 아닌 '평화를 원한다면 더 많은 평화를 상상하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전쟁기념관의 어제와 오늘'


전쟁기념관은 원래 육군본부가 있던 자리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육군본부의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왜 이곳 육군본부 자리에 <전쟁기념관>을 지었을까요?

또한 기념관이 위치한 용산, 그리고 가깝게 있는 남산의 과거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거라 말씀해주셨습니다.




<전사자 명비>

전시관 외부 오른편 회랑은 사연이 많은 곳이라고 합니다.

단지 외부로 연결되는 길일 뿐 아니라, 이곳에는 전사자 명단이 벽면에 적혀있기 때문인데요,

이 곳을 지나면서 우리는 이 분들을 어떻게 기억해야 할지 고민해보았습니다.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국민을 지키라는 부름에 응했던 그 아들 딸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이쪽 벽에서 저쪽 벽까지 계속 이어지는 수많은 이름들을 보며,

그 분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과 동시에 또 다른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마음 모았습니다.




길을 따라 <평화의 시계탑>으로 갑니다.

오늘은 제주도에서 오신 초등학교 선생님들도 함께 해주셨습니다.




<평화의 시계탑>


사진에서 보이듯 시계탑에는 두 개의 시계가 있습니다.

하나는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에 멈춰 있고, 다른 하나는 현재 시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어린 학생들은 새벽 4시가 생소하지만 어른들은 모두 기억하고 계셨는데요,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시간입니다.

전쟁이 시작된 시간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나라를 찾기는 힘들 겁니다.

우리는 왜 이 시간을 기억하고 있는 걸까요?



시계탑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탱크와 포탄 등 각종 무기, 전쟁의 잔해들로 탑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시계탑 옆으로 또 하나의 시계가 있었습니다. 이름은 <평화통일을 갈망하는 시계> 입니다.

통일이 이루어지는 날 통일의 시각을 표시하기 위해 준비한 시계라고 합니다.


전쟁의 시간 뿐 아니라 통일의 시간까지 기억할 수 있는 조형물을 상상해봅니다.



<형제의 상>

그 다음은 <태극기 휘날리며> 영화의 모티브이기도 했던 <형제의 상>입니다.

한국군과 인민군이 되어 전쟁터에서 극적으로 만난 두 형제가 안고 있는 모습입니다.


두 형제의 발육 상태가 꽤 차이가 나는데요, 어느 형제가 더 크게 보이시나요?





형제의 상이 놓인 돔 안으로도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진지의 모양으로 꾸며진 공간이었습니다.

양쪽 벽면에는 타일로 한국 전쟁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그 중 '한강철교 폭파'를 묘사한 부분이 가장 눈에 들어왔습니다.




"6월 28일 새벽 2시 30분경 육군 참모총장 채병덕 일행이 한강 인도교를 지난 직후 육군 공병감 대령 최창식은 한강 다리의 폭파를 명령했다.

시민들에게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라고 해놓고 자기들만 빠져나간 뒤 다리를 끊어버린 것도 참으로 문제지만,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은 폭파 당시 한강 다리에 피난민이 가득 있었다는 점이다.

다리를 가득 메운 피난민과 차량은 꽝 하는 소리와 함께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한홍구, 역사와 책임)


영화 <웰컴투동막골>을 기억하시나요?

그 중 배우 신하균은 한강대교를 폭파시킨 죄책감에 탈영한 국군 역할로 등장합니다.

영화 속 여러 설정과 장면들이 한국전쟁을 바라보는 많은 대중의 인식을 바꾼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6.25전쟁 조형물>


<전쟁기념관> 정문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전시된 조형물입니다.

상당히 거대했습니다. 기념관 홈페이지에는 "청동검과 생명나무의 두가지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 눈에는 어떤 모양으로 보이시나요?



<광개토대왕릉비>


고구려 역사하면 떠오르는 건 바로 광개토대왕입니다. 광개토대왕은 많은 땅을 차지했고, 그 때문에 고구려가 전성기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광개토대왕릉비 비문의 내용을 알고 계신가요?



장수왕 때 세워진 이 비문에는 조상들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무덤이 훼손되지 않도록 잘 지켜지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지킬 사람까지 구체적으로 지정하고 있는데, 무덤을 지킬 사람으로 지목된 건 고구려 사람이 아니라 전쟁에서 포로로 잡혀온 사람들의 이름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승리의 역사가, 역설적으로 누군가에게는 재앙이자 수많은 희생이 따른 역사이기도 하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다시 실내로 들어왔습니다.

<전쟁기념관>에는 고조선부터 전쟁에 관련된 모든 것들이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다루고 있는 시기가 방대한 만큼, 전체 박물관 규모가 워낙 커 한 두시간 안에 모두 돌아보기는 어려웠습니다.



가장 먼저 <호국추모실>을 지났습니다.

외부 회랑과 마찬가지로 전쟁에서 희생된 많은 분들을 추모하며 짧은 묵념을 하고 전시 관람을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전쟁역사실>에는 선사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시대별로 구분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 중 저희가 주목한 첫번째 전시물은 고려시대의 '처인성 전투'입니다.

'고려의 승장 김윤후가 몽골군의 지휘관 살리타를 처인성에서 사살한 전투이다.

... 이는 신분을 초월하여 나라를 지키려 했던 강인한 호국의지가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음을 보여준다.'

'고려시대 몽골의 침입에 대항하여 큰 승리를 얻은 전투'


사람들은 처인성 전투를 이처럼 기억합니다. 또한, 모두 이긴 전투만을 기억합니다.

하지만 처인성 전투 그 뒷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나요?



또 하나, 충주성 이야기도 들려주셨습니다.

몽골군의 1차 침입 당시 충주성이 공격받고 있을 때 양반들은 다 도망가고 노비와 평민들만 남아 있었습니다.

결국 몽골군을 물리친 건 그들이었죠.

하지만 그 후 도망갔던 양반들이 돌아와 관청 안에 있던 금은 다 어디갔느냐고, 몽골군을 물리친 노비들을 도둑으로 몰아갔다고 합니다.



이번 답사에서는 그림을 자세히 보는 것을 연습할 수 있었는데요.

박물관에 와서는 역사적 내용을 하나 더 알아가는 것보다,

전시된 자료들, 그림들을 자세히 볼 것을 추천해주셨습니다.



통시적으로 그려져 시간의 흐름이 한 장에 그림에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왼쪽은 활을 들어 겨냥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에는 이미 쏜 화살에 살리타가 맞은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림을 보며 궁금한 것들을 찾으며, 질문을 만들다 보면 '두근두근' 박물관 답사가 되지 않을까요?




다음 전시실은 '조선시대'입니다.

각 전시실마다 입구가 다른 모습이지요?




임진왜란의 발발을 알리는 '동래부 순절도'와 '부산진 순절도' 입니다.



조금 더 가까이 와서 자세히 살펴볼까요?

여기에서 한 가지 박물관 관람 팁이 있습니다!

바로 카메라 대신 스케치북을 들고 다니는 것인데요,

요즘은 핸드폰 카메라로 간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어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쉽게 찍는 만큼 쉽게 지나가 버리기도 합니다.

조금 시간은 걸리고 어려울지 모르지만, 스케치북을 들고 한 번 직접 그려보면 어떨까요?



작은 나무 팻말 두 개가 보이시나요?

지붕 위에서 기왓장을 던지는 아낙네들의 모습을 찾으셨나요?




북쪽을 향하여 하직 인사를 올리는 송상현의 모습이 보이시나요?

무너진 성을 넘어 들어오는 왜군들의 모습도 찾으셨나요?



조금 더 가까이에서 자세히 보면,

카메라로 찍을 때 보이지 않았던 작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고 합니다.

또한 독립장에 전시된 작품일 경우에는 다양한 각도로 살펴보며, 우리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모습들을 찾아보라고 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6.25전시실>입니다.


6.25전쟁이라고 부르는 것과 한국전쟁이라고 부르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시간을 강조하거나 장소를 강조하는 차이가 있을 겁니다.


왼쪽 지도는 도식적인 화살표로 전쟁을 아주 간결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보이지 않습니다. 도식으로는 읽어낼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께서 저희에게 '여러분에게 전쟁/평화는 무엇입니까?' 란 질문을 주셨습니다.


내 눈으로 박물관을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오늘 답사를 되돌아 보면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직 추운 날씨인데도 외부 전시물들까지 자세히 해설해주신 배성호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멀리 제주도에서 참석해주신 선생님들과 모든 참가자분들께도 뜻 깊은 시간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다음 답사, 한홍구 선생님과 <박정희기념관>에서 뵙겠습니다.


 

첨부파일
작성일자 2019-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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