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구

번호 142
제목 광주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트라우마 치유의 마지막 모임
2011 12월 9 - 18:03 익명 사용자

2011년 12월 8일 목요일.



‘518 피해자’라는 표현을 쓸 때마다 항상 주저한다. ‘518 피해자’가 맞는 표현인지, 아니면 ‘518 생존자’라 할까? 이런 고민이다. 518 민주화 운동 속에서, 그리고 그 이후의 삶 속에서,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살아오신 그분들의 정체성을 나타내기에 ‘피해자’라는 표현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마음에 걸린다.



첫 만남 때 느꼈던 ‘어떤 변화와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하는 기대와 설렘, 흥분, 어렴풋한 두려움도 이제는 모두 지나가고, 헤어져야 하는 서운함과 처음 계획하고 바랬던 것들을 기대하기에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는 아쉬움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초기 지원했던 여덟 분 중 두 분은 병원에 입원한 상태. 이 중 한 분은 518 당시 허리부상으로 계속 고생하셨는데 또 다시 수술에 들어가야 한다 하신다. 혹 앞으로 휠체어를 타고 살아가야할지 모른다고 하는데... 앞으로 생업은 어떻게 해야 하실지...



프로그램을 끝내고 그 동안의 우리 모임을 돌아보며 한분 한분 얼굴을 떠올린다.

“선생님, 저는 다른 건 바랄 것도 없구요 우리 새끼랑 마누라랑 행복하게 살면 그것으로 됐습니다. 그동안 우리 마누라 고생시킨거 생각하면...”

“항상 선생님들이 가르쳐 주신대로 생활에서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구만요. 많은 도움이 됐어요”

“처음에는 518 이야기는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하는 반복적인 일상 이야기를 집중하고 경청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알았어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고 싶으면 전화할랍니다.”

말없이 눈으로 이야기하시는 분들.



이상하다. 3년 동안 ‘국가폭력에 의한 트라우마 치유 프로젝트’를 해오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왔지만, 유독 광주에 내려가면 울보가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유독 518 피해자들과 만나고 이야기하고 나면 목이 메이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약간의 시행착오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구성원의 갈등으로 지체되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모두 귀중한 시간들이었고,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시는 참여자들의 힘에 존경을 감출 수 없는 감동의 순간들도 있었다.



항상 그렇듯 주어진 시간은 짧고 아쉬움은 길다.





활동가 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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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자 201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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