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찾은 사북의 봄을 기억하다

기사입력 2020.03.26. 오전 12:33

사북항쟁 40주년 전시회

정선 6월·서울 5월 개막

한국 대표작가 대거 참여

사북항쟁 40주년을 맞아 `사북, 늦 봄'을 주제로 한 도내 대표작가들의 전시회가 정선 사북과 서울에서 잇따라 열릴 예정이어서 미술애호가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북항쟁동지회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전시는 당초 다음 달 21일 정선 사북650거리에서 열리는 사북항쟁 40주년 기념식을 전후해 개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올 6월12~13일로 연기되면서 작가들의 초대전도 이 즈음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서울 인사동에서도 5월 말 전시가 예정돼 있다.

대한민국 노동운동과 신군부 저항의 시발점으로 평가받는 사북항쟁을 기념하는 전시인 만큼 강원도를 비롯해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제1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자이자 광부들의 삶의 애환을 극사실주의로 담아내 `광부화가'로 불리는 황재형 작가와 고향인 사북 탄광마을의 이미지와 인물을 초현실적인 화풍으로 표현해 온 최승선·진주영 작가, 강원도의 원초적이고 서정적인 풍경을 아름답게 담아내는 영월 출신 백중기 작가가 이번 전시에 참여한다.

또 물결의 흐름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표현해 온 `Wave' 연작으로 잘 알려진 전태원 작가와 한지와 전통안료, 목탄 등을 이용한 인물 중심의 작품으로 유명한 임만혁 작가, 자연의 본질을 적묵법으로 접근해 온 안용선 작가도 동참한다. 이 밖에도 독특한 화풍으로 알려진 이민혁 작가와 박화연, 이수형 등 모두 10명의 작가가 작품을 준비 중이다.

이번 전시의 기획을 맡은 최승선 작가는 “노동항쟁의 시작이라고 불리는 사북항쟁을 기억하기 위해 작가들이 평소보다 더 열심히 작품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며 “수준 높고 다채로운 작품이 출품될 것으로 보여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1980년 제한된 노동3권 등으로 인한 기본권 탄압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던 정선 사북읍 동원탄좌 탄광 노동자 6,000여명이 그해 4월21일 총파업을 통해 일으키며 촉발된 사북항쟁은 당시 현장에서 경찰관 1명이 숨지고 민간인 등 160여명이 다치는 등 유혈사태로 번졌다.

이후 4월24일 노·사·정 대표가 합의사항을 발표하며 일단락됐고 2008년 대통령 직속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사북항쟁에 대해 `국가는 인권침해와 가혹행위에 대해 사과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김대호기자 mantoug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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