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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미 우리 아이들의 어머니인 베트남 결혼 이주여성 주목한 《미세스 사이공》전 열려 (컬처뉴스)
2006 12월 20 - 15:36 익명 사용자

이미 우리 아이들의 어머니인 베트남 결혼 이주여성 주목한 《미세스 사이공》전 열려

[태윤미] 2006-11-23 오후 10:22:01     

   ▲ 최경태,   

“김치먹어!” “@#$% (베트남어)” “너 더 이상 베트남말 하지 말랬지! 넌 이제 베트남 사람 아니야. 아기 낳으면 그 애도 베트남 사람 아니라 한국 사람이야, 베트남 말 가르칠 생각 절대로 하지마! 어서 김치 먹어!” “안…먹어…” “김치가 얼마나 좋은 건데, 어서 먹어!” “너무 맵고…차가워… @#$%” “베트남 말 하지 말랬지! 김치 먹어. 그래야 한국사람 되는거야!” “싫어, 배아파…” 지난 22일(수) 《미세스 사이공》전 개막행사로 진행된 박경주와 원옥금의 퍼포먼스 의 한 장면이다. 검은 옷을 입고 하얀 분칠을 한 박경주가 쉼 없이 김장을 담그는 동안 미세스 사이공 원옥금은 하얀 아오자이를 입고 모국어 노래 을 끊임없이 부른다. 김장과 노래 사이에 묘하게 흐르는 긴장감이 지속된 끝에 김장도 끝이나고 노래도 끝이 난다. 순간 시어머니 혹은 시누이의 역할을 맡은 박경주는 격앙된 어조로 원옥금에게 김치를 먹을 것을, 한국 사람이 될 것을 강요한다. 단지 ‘한국에 시집을 왔다’는 이유로 말이다. 박경주가 말하는 대사는 폭력적이기까지 하다. 퍼포먼스는 끝났지만 입안에 씁쓸하게 남아있는 무언가는 쉽게 가시지 않는다. 현재 우리 사회가 베트남 이주 여성에게 가하고 있는 폭력이 가감없이 드러났기 때문은 아닐까. 소수자에 대해 특히나 각박했던 우리의 인심이, 아니 ‘나’의 인심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은 아닐까.  

박경주, 원옥금, 《미세스 사이공》전은 이미 한국 현실의 일부가 되어버린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문제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소수자와 인권, 삶에 대해 꾸준히 천착해온 작가들로 그들의 작품은 이미 우리 아이들의 어머니인 베트남 이주여성의 위상과 다민족적 문화의 소통문제를 짚어볼 수 있는 계기를 던져준다. 최경태는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라는 광고를 보면서 생각난 12개의 단어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베트남의 아버지 호치민의 초상화와 언뜻 보면 알 수 없게 그려진 하의를 벗고 엉덩이를 처들고 있는 여자의 모습이 겹쳐 있는 화면 밑에는 'Vergin'이라고 적혀 있다. ‘베트남 처녀’라는 광고 문구에서 보여지는 처녀성에 대한 환상, 여성에 대한 전근대적인 발상이 왜 유독 이주여성에게 적용되는 것일까에 대한 작가의 냉소적인 질문이 묻어 있다. 김진석은 컴퓨터 화면에 떠 있는 베트남 여성의 얼굴을 클릭하면 중앙의 얼굴과 중첩되면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영상작업을 들고 나왔다. 작가는 다민족사회의 가족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김진석, 이다의 은 이주여성 결혼 광고가 얼마나 부풀려져 있고 인간을 어떻게 상품화 시키는지를 작가 특유의 위트로 이야기한다. 다이아몬드가 번뜩이고 있는 바탕에 여성과 남성이 서로 바라보고 있는 ‘환상의 책’을 펼치면 차, 집, 돈으로 포장되어 있는 한국 남성과 처녀성, 순수, 미모로 포장되어 있는 베트남 여성이 등장한다. 하지만 포장을 하나하나 벗겨낸 그들은 시골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농부와 베트남 어느 거리를 걸어도 만날 수 있는 평범한 베트남 여성일 뿐이다. 이번 전시를 총괄한 이지은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베트남 이주여성 문제는 미디어와 언론매체에서 끊임없이 이슈화되어 왔다”면서 “우리가 베트남 이주여성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농촌이 아닌 수도권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베트남 여성과의 결혼 중매 홍보 현수막을 보면서 이러한 상업적인 결혼 행위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됐다”며 “이번 전시에는 미술의 다양한 역할 중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는 작품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특이하게도 석·박사 과정의 학생과 학부생(4학년)으로 이루어진 프로젝트 팀 MJ-misa가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미술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패기와 열정으로 뭉친 젊은이들이다. 기획부터 작가 섭외, 행사진행까지 이 모든 과정을 처음 해본다는 이소중 학생은 “처음이라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게 많다”면서 “요즘 대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적은 편인데, 이렇게 함께 모여서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그러한 논의를 좀 더 심화시켜 미술의 힘으로 풀어보고자 했다는 것에 만족스럽다”고 전시 소감을 밝혔다. 한편 경제적인 이유로 고향을 찾기 힘든 베트남 이주여성을 위해 전시기간 중 '외갓집 보내주기'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오는 27일(월)에는 베트남 이주여성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라운드 테이블이 진행될 예정이다.   (외지와 속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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